하얀 꽃들, 포근한 봄밤

by 블루윈드

꽃들이 피어있는 봄밤이 포근합니다. 바람은 잠잠하고 밤공기는 따스한데 밤하늘에는 하얀 꽃들이 가득하네요. 꽃들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가 저리 많아서 어두운 밤에도 활짝 웃고 있는 것일까요? 소곤거리는 꽃들의 이야기와 나지막한 노랫소리를 들으니 봄밤이 더욱 포근해집니다.


밤하늘에 하얀 구름처럼 피어있는 벚꽃이 긴 가지를 타고 산뜻하게 내려옵니다. 긴 꽃자루가 날씬한 느낌인 그녀들이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군요. 산책자도 밤에 만나도 반갑다고 인사를 하니 하얀 꽃다발이 마치 안기듯 다가옵니다. 그저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그녀들의 환한 웃음에 이 밤이 밝아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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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즐겁게 웃기도 하고 살짝 고개를 돌리며 수줍은 미소도 짓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녀들은 그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을까요? 어쩌면 낮에 찾아온 벌들과의 사랑이야기일까요? 봄밤의 하늘에 벚꽃의 미소가 가득합니다. 그렇게 밤에도 하얗게 웃으며 송이송이 하늘로 날아가네요.


밤에도 조팝나무의 꽃은 하얗게 피어있습니다. 가는 가지를 따라 내려오는 작은 꽃들에서 어떤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아마도 나지막이 움직이며 조용조용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인가 봅니다. 그녀들이 들려주는 밤의 노래는 향긋하고 그녀들의 가벼운 춤은 산뜻합니다. 그런데 초록 잎에 가득한 하얀 미소에서 꿀 내음이 번져오네요.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습니다. 빨간 색깔이 터져 나오는 꽃복숭아의 꽃봉오리도 하얀 달빛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봄밤에 빨갛게 피어나는 꽃의 미소를 보고 달빛도 받으며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뱃노래 '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Belle nuit, o nuit d'amore)'을 들어봅니다.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가랑차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목소리가 봄밤의 속삭임처럼 나지막이 퍼져가는군요.


낮에는 즐겁게 재잘거리던 앵두꽃은 밤이 되니 분홍빛이 감도는 얼굴로 방글거리고 있습니다. 살짝 고개를 숙인 앵두꽃은 조용한 미소가 느껴지는데 뭔가 그녀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나 봅니다. 뭔가 그녀들의 속삭임이 들려오지만 살짝 비밀스러운 느낌이라 물어보지 않기로 합니다. 아마도 이제는 꽃이 지며 헤어지지만 열매가 되어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상상해 보면서요.


천천히 걷다 보니 밤하늘에서 달콤한 향기가 날아옵니다. 진한 향기로 다가오는 자두꽃의 향기는 꽤나 유혹적이네요. 키가 큰 그녀에게 어렵게 다가가 보니 연한 연두색이 감도는 하얀 꽃의 미소에서 달콤하고도 진한 항기가 훅하고 퍼져 나옵니다. 그렇게 먼 밤하늘로 날아오를 듯 피어나며 향기를 날리고 있네요. 그래서 봄밤이 더욱 감미롭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가지마다 활짝 피어있는 그녀들의 밤 노래를 들어봅니다. 싱그럽고 달콤한 느낌이 가득 전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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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의 화사한 미소와 진한 향기에 봄밤이 더욱 달콤해집니다. 그녀들의 이야기와 나지막한 노래는 포근하게 다가오고요. 각각의 매력을 지닌 꽃들의 아름다움과 함께하는 밤이라 더욱 그런 느낌이겠지요?


달콤한 꽃향기가 날아오는 벤치에 앉아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서곡을 들어봅니다. 어쩌면 음악만이 아니고 자연의 아름다움도 사람의 사랑도 환상적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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