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아니지만 하루를 다르게 쓴다

by 언어프로듀서


아침 6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뜨거운 물 한 잔을 마신다. 출근 준비를 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회사에 도착한다.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일을 한다.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씻고, 잠든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한때는 이 반복이 지겨웠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별한 일도 없고, 극적인 변화도 없는 이 평범한 날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부자는 아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나를 위해 뭘 하며 살고 있지?’

돌이켜보니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있었다. 일상이 쌓여 1년이 되고, 1년이 쌓여 인생이 되는데 그 시간을 아무 의도 없이 소비하고 있었다.


이후부터는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똑같이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지만 이제는 오늘 하루를 의식한다. 물을 데우며 묻는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만들까.’ 출근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퇴근 후에도 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했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책을 쓰고 싶었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오래도록 생각만 했다. 단 한 줄도 쓰지 않으면서 스스로도 허황된 꿈이라 여겼다.


인문학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계기로 읽고, 생각하고, 쓰는 훈련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처음엔 글감 찾는 일조차 어려웠고 500자 남짓한 글을 쓰는 것도 고통이었다. 그래도 매일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다. 1년이 지나자 365개가 넘는 글이 쌓였다. 4년 동안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쓰며 전자책과 종이책을 냈다.

작은 반복이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었다.


일상은 가만히 앉아 빛나기를 기다린다고 빛나지 않는다. 마음으로 애쓰고 몸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다른 색을 띤다.


분명 아무 생각 없이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잠드는 날도 있다. 매일 최선을 다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충분히 의도적으로 하루를 빛나게 만들 수 있다. 아침에 책을 한 챕터 읽거나, 퇴근 후 미뤄둔 글을 한 줄이라도 쓰거나, 오래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것처럼.




이번 주, 바쁜 회사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퇴근 후 미뤄두었던 글을 완성했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난히 뿌듯했다.

이런 일상을 앞으로도 정성껏 닦으며 살고 싶다.


통장 잔고가 많지 않아도, 명품 가방이 없어도, 넓은 집에 살지 않아도 괜찮다. 내게는 매일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라는 자산이 있고,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1년 후, 5년 후, 10년 후의 내가 달라질 테니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늘 하루를 조금 반짝이게 만든 선택은 쌓이고 쌓여 언젠가 목적지에 닿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질문한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지.

저녁에 눈을 감기 전애는, 오늘 내 일상을 조금이라도 빛나게 만들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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