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너를 보낸다.
떨어지지 않으려 버티고 있는 작은 손
언젠가 떠나보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시리게 찾아온 이별의 시간을
된서리에야 비로소 알아차렸다
공기가 유난히 찬 오늘
바싹 말라 야윈 너를
아직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 마음도 모른 채 너는 채비를 끝내었구나
새빨간 붉은 옷을 갈아입고
나의 곁에서 가장 예쁜 빛깔로 떠나려는구나
미련 없이 보내주어야 하거늘
마냥 기쁘지 못해 미안한 마음
끝까지 붙잡고 싶지만
슬프게도 나는 안다
이것이 자연의 이별이라는 것을
나의 아가야,
이곳을 떠나면 바람 타고 여기저기 구경가렴.
그동안 엄마 곁에 작은 풀잎으로,
예쁜 꽃잎으로 함께 해주어 고마웠단다
너는 떠나지만 엄마가 기억할게
평생 이 자리에 머물며 너를 기억할게
사랑한다 나의 영원한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