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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수정 Aug 22. 2022

3-2.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먹히는 이유?

Chapter3. 병원 마케팅 이렇게 하라




한때는 광고로 병원이 노출되기만 하면 환자가 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이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똑똑해진 환자들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PC와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찾는 병원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환자는 수많은 병원들의 비용, 진료의 전문성, 거리, 환자 후기 등을 꼼꼼하게 비교한 후 마음에 드는 한 곳을 내원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한 고객 환자에게 묻고, 의견을 교류합니다. 따라서 병원의 선택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는 “이런 마케팅 과잉시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성뿐 아니라 영혼에 도달해야 한다”는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이 말은 결국 진정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영혼까지 도달하기는 어렵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과장된 광고를 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자기다움에 입각한 진정성 있는 광고가 아니면 금방 가짜라는 게 들통이 납니다. 진실된 정보인지 확인가능한 디바이스(SNS 등)가 나날이 발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객이 가짜 광고로 내원을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것은 그 환자가 실망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 않습니다. 그 환자는 다시는 내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악소문으로 냅니다. 특히 고객이 내원 시 나쁜 경험을 했을 때, 이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내는 비율이 좋은 소문보다 빠르고 큽니다.      






이렇듯 이제는 진짜 콘텐츠만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가 진짜 콘텐츠일까요? 브랜드 진정성을 담은 진짜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평범함을 넘어서 특별함이 있어야 합니다. 기대를 넘어서는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의료라는 이유로 상업적이어서는 곤란합니다. 게다가 신뢰를 주는 진정성까지 요구를 하니 너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소비자가 정보 탐색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를 관여도라고 합니다. 의료는 고관여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소비재 마케팅과는 분명히 다른 결이 있습니다. 의료는 신체의 건강과 치료를 다루기 때문에 선택과 결정하는데 있어서 아무래도 소비재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고,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싸다, 좋다, 잘한다는 평가만으로 우리의 가치를 전달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컨텐츠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요?     




ㅣ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스토리텔링


           

소비자 행동학에 따르면 소비자는 본인은 충분히 검토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고 착각하지만,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적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고 합니다. 기분에 따라 감정적으로 구매결정을 하고는 논리적인 이유가 있었다며 합리화하는 거죠. 물론 논리적인 판단도 영향을 주지만, 논리는 보통 생각으로 머물게 되고, 행동의 작용, 반작용을 유도하는 것은 감정입니다. 결국 최종적인 요인은 무의식적인 감정에 의해 구매한다는 것이 많은 뇌과학자들의 주장입니다.



현 시장에서 대부분의 병원들은 논리적으로 비슷비슷한 수준의 상향평준화된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의 마음 속 깊이 남기고, 보통 이상의 가치를 남기고 돋보이게 만들려면 이성을 넘어 감정적인 끌어당김이 있어야 합니다. 이성에 앞서 긍정적 감정을 끌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이것이 바로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에 공감될 때 고객은 상술에 넘어갔다거나 설득당했다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스토리의 힘입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반드시 의료진 또는 병원 소개 메뉴가 있습니다. 보통 여기에 원장님의 진료 철학이나 병원의 특별한 스토리가 들어가지요. 퍼스널 브랜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팬덤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팽배한 요즘입니다. 원장이 어떤 사람인가의 여부는 그 병원을 선택하는 데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은 의사 개인의 스토리텔링을 넘어 한 병원 브랜드의 스토리 텔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따라서 컨설팅 초기엔 원장님의 나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것은 병원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계 없이 스토리텔링만을 억지로 만들어낸다면 공감을 얻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모 내과병원을 컨설팅할 때의 일입니다. 그 원장님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손꼽을 만큼 많은 대동맥 수술을 하시던 분입니다. 동맥경화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면서 1차 의료기관을 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심장과 혈관의 문제를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와 진단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명을 브랜드 가치와 로고, 네이밍, 컨셉에 반영하였습니다. 스토리텔링으로 검사와 치료법을 체계화하고 시각화하여 그 근거를 뒷받침했습니다.     


모 척추의원도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님은 원인 모를 척추 통증에 오래도록 시달리다가 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전문의 하나도 취득하기도 힘든데 ‘더블 보드(두개의 전문의 자격)’ 취득을 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원장님 자신이 실제로 겪은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집중적으로 스토리텔링 하였습니다. 통증이라는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소구해 환자들로부터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모 약사님은 교통사고로 물 속에 가라앉아 숨조차 쉴 수 없었던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이 약사님은 인생을 일종의 덤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또한 공동체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성장해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미래의 비전을 가지고 약사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실천의지를 컨텐츠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아토피, 두드러기  면역계 이상 질환을 다루는 의원을 컨설팅할 때입니다. 이미 아토피는 레드오션 시장이고, 대체재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초진과 매출 향상을 일으키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매체를 선택하는 것보다 스토리에 집중했습니다. 원장님 자신이 과거에 아토피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머리에 진물이 나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고통을 겪으며 치료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사가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토로했습니다.     


환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원장님이 왜 이 치료 연구에 매달렸는지를 스토리텔링으로 소구했습니다. 왜 환자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지, 왜 진정성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인지, 왜 이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했고,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준히 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 치료가 안되면 자살할 생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이야기도 캐치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치료가 되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은 환자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했습니다. 그 결과 컨설팅 초기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하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나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말씀하실 원장님들이 있으실 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종의 달란트, 즉 재능이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기반으로 자신의 브랜딩 오리지날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마련입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의 스토리에서도 결국 무언가는 반드시 나오더라는 것이 저의 경험이고 철학입니다. 환자에 대한 감정, 생각, 고민, 아픔, 치료 동기, 문제해결 경험 등을 단 하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원장님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는 분명히 있게 마련입니다. 그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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