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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수정 Aug 23. 2022

5-1. 직원들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Chapter5. 직원과 브랜드 문화

 

가볍게 혼냈을 뿐인데 출근을 안 합니다.
월급을 더 준대도 싫답니다.
교육을 받으라니까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환자와의 다툼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습니다.   



직원 다루기가 어렵다는 개원가 원장님들의 하소연입니다. 이는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 등 어느 병원 하나 예외가 없습니다. 직원 채용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겨우 일할 만하면 퇴사합니다. 조그만 통제하려 해도 그만두는 직원이 많습니다. 회식에는 직원 눈치가 보여 원장이 낄 자리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마케팅보다 직원 관리가 더 힘들다고 토로할까요? 



ㅣMZ 세대와 함께 일하는 법   


이는 요즘 직원들의 평균 연령대가 MZ세대(1980년대초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M)세대와 19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대는 그 무엇보다 개인의 만족과 가치관을 중시합니다. 미국의 세대 연구기관인 CGK의 CEO인 더니스 빌라는 “MZ세대는 지속적인 경력 개발, 회사 추구 방향과 자신 가치관의 동일함, 회사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코리 시밀러 미국 라이트 주립대 교수는 “MZ세대는 워라벨과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이 기대하는 직업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MZ세대는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열정적으로 일한다”라고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이 세대는 나다움을 바탕으로 한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중요시 여깁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고, 나의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세대입니다. 나다움에 대한 서적, 유튜브, 자기개발 컨텐츠에 붐을 일으키고,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일은 나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해가는 가장 대표적인 도구입니다. 사람이 진짜 자기답게 살도록 돕는 것이라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점에서 일터는 그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병원의 조직을 변화시키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때 구성원을 목표와 방향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습니다. 우선 근로조건, 인간관계, 직무 만족도 등을 개선시키는 일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이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그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고객 만족의 쳇바퀴처럼, 직원들의 만족에 대한 요구와 니즈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는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하나 찾았습니다. 그것은 각 병원 브랜드의 가치에 동화되게끔 하는 일이었습니다. 직원 스스로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병원의 본래 가치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봉사하는 것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직원들이 이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의미 있게 바라보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병원에서의 일이 그저 월급과 나를 바꾸는 삶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세요자신의 일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오히려 일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는 이 말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도비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어느 내과가 있었습니다. 환자들을 조사해보니, 그들의 보편적인 감정은 바로 불행이었습니다. 이 병원의 환자들은 지방 흡입을 여러 번 해본 사람들입니다. 그리로 그 과정에서 요요로 인한 자기혐오와 자기 학대 등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빼야한다’, ‘먹으면 안 된다’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강박관념이 매우 심했습니다. 이를 없애는 방법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식이요법 및 약물치료, 체형교정을 중심으로 지방 흡입과 다른 비침습 의료적 방법을 시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방 흡입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요요가 없이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키 메시지로 만들어 역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비만 치료는 불필요한 것을 빼는 과정이 아닙니다.
꼭 필요한 것만을 넣는 과정입니다.”   

  


비만은 사실 영양과잉이 아니라 꼭 필요한 영양의 부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습니다. 환자의 행복을 위해 ‘혁신’이라는 브랜드 컨셉을 도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업을 비만 치료자가 아닌 환자의 행복을 돕는 ‘해피 이노베이터’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직원들 또한 예전과 달리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야근을 자처하는 등 혁신에 더욱 매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병원 내부에 혁신의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의 고통과 아픔이 기쁨과 행복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보람과 의미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러쉬의 직원은 스스로를 '해피 피플'이라고 부릅니다. <서비스 경영 불변의 원칙>을 쓴 레오나드 L. 베리 교수는 특정 언어는 기업의 철학을 전달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가치를 담은 언어의 사용은 가치를 공유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직원들을 ‘케어기버’라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 클리닉 만의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으로 일의 의미를 공유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업의 정의를 통해 병원의 가치를 담아 새롭게 불러보면 어떨까요? 이때 원장님이 이를 직원들에게 강요하거나 지시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브랜드 가치와 부합한 일의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은 함께 소통하며, 공감과 공유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직원들은 먼저 자신을 존중하고, 동료와 고객들을 존중하면서 진심으로 대하게 됩니다.      



      

1. 업의 정의 후 직무만족도 개선된 사례 

모병원의 경우 업의 정의를 포함한 브랜딩 전후로 ‘직무, 인사제도, 근로조건, 구성원 관계, 병원에 대한 신뢰’ 이렇게 5개의 차원으로 만족 조사를 시행하였습니다. 직원들의 전체 종합만족 수준이 상승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더 의미있는 부분은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은 가장 적은 수치로 상승했지만, ‘병원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 부분이 11.3점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로 상승이 되었습니다. 이는 직무나 근로조건 만족 이상의 조직몰입이 가능한 조직으로 체질화되었다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각 차원별 세부 항목에서도 업무량이나 급여수준과 같은 조건적 항목보다 일에 대한 보람, 의사결정의 권한 부여, 승진의 기회, 병원의 비젼, 생계수단 이상의 보람과 같은 의미적 항목이 큰 상승폭을 나타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업을 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병원 비전에 스스로 참여하게 되고, 그 브랜드 비전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일에 대한 만족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2. 기존의 스킬(How)중심 교육에서 업의 의미 및 브랜드 의미(Why) 중심의 교육을 한 컨설팅 사례

기술보다 이제는 감각을 익혀야 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을 알려주는 것은 청소를 하기 위해  청소 도구를 일일이 지정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쪽은 청소기로, 저쪽은 걸레질로 몇 번 이렇게 말이죠. 하지만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목적) 깨끗이 청소를 하자(목표)만 알려주고, 빗자루든지 걸레던지 도구는 알아서 사용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 나름의 효율적인 청소 감각을 터득할 것입니다. 더 나은 도구를 알아서 찾아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맥락으로 ‘왜’라는 주제에 맞춰 우리업의 의미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과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나란히 서서 인사를 하는 것과 같은 행동 교육은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컨설팅 후로 이런 답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컨설팅 전후 병원의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조직을 포함해서 개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미래상과 명확한 목표의식을 갖게 되었다.

-변화와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병원 발전을 위해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재미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다.

-‘하면 된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된다고 하지 않고 ‘해보자’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전에 몰랐지만, 일에 대한 보람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직원들의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다. 다른 파트를 도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직원들의 표정과 말투가 좋아졌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개발이 되고 있다.

-실무역량이 향상되어 수술동의율이 올랐다.

-환자들이 우리를 ‘선생님’이라고 알아서 부른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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