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포레온
"이번 역은 둔촌동, 둔촌동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둔촌동 1번 출구, 공사현장으로 나왔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둔촌주공아파트는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5호선 둔촌역과 9호선 둔촌오륜역에서 가까운 85개 동 12,032세대 규모인 곳.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는 타이틀이 붙는 곳,
분양가 9억 원 이하여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데 국민평수(33평형)가 13억 원이어서 처음에는 미분양되었던 곳이다.
이인규의『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에서는 말한다. 중산층 지위는 세습된다고. 서민아파트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주공아파트이지만, 둔촌주공 아파트는 중산층이 거주했다고 한다. 1979년 준공된 둔촌주공아파트의 40년 생애, 재건축을 향한 20년의 여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정부의 둔촌주공 구하기로 분양은 완판이 되었고, 지금 프리미엄이 붙어서 입주권이 거래되고 있다. 5년간 무주택자인 신혼부부들에게 장기전세의 기회도 준다. 자녀유무에 따라서 신청할 수 있는 평수가 다르고, 자녀를 출산하면 20년 후에 시세 대비 90%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계속 무주택 상태여야 하는 것과 20년 후의 '시세'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이들 키우기 좋고, 직주근접이고, 인프라 좋으면 살기 좋겠지만. 그래서 동네 인프라가 어떤지 보러 갔다. 임장이 뭐 별 건가. 물론 나는 신혼부부 장기전세에 해당사항이 없고, 무주택자도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가까운 미래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미리미리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의 현 거주지도 산책로, 동네산, 동네시장, 할인마트, 병원, 초중고, 대학교, 도서관, 버스와 지하철역 등이 다 가깝다. 책을 가까이하면서 도세권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다. 그런데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25만 권 장서의 강동구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 단지 내 지어진다. 내 기준에서는 가장 부러운 포인트다. 시장도 가까워서 좋다. 둔촌역 전통시장은 둔촌동 지하철 1번 출구 바로 맞은편인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나는 1번 출구로 나와서 주변 여건을 살펴보고 신호등을 건넜다. 적당한 규모의 동네 시장이어서 광장시장을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둔촌동 시장에서 2천 원짜리 핫도그를 사 먹었다. 우리 동네 1천5백 원짜리 쫀득한 찹쌀 핫도그와는 다르게 정말 바싹했다.
요즘 아파트 주변에 대부분 공원은 있다. 그중 서울숲과 올림픽공원, 석촌호수가 으뜸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올림픽공원은 지하철로 한 정거장,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 곳을 떠나기가 힘들어진다. 익숙한 환경에서 단순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편해진다. 언제부터 죽을 때까지 사는 집에 정착할지 모르겠지만, 여러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아직은 일이 년만 살아도 동네사정이 훤하고, 익숙해지기에 좀 더 살 곳을 알아보러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