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선 Aug 13. 2024

나는 나를 잘 모른다

나름 명상도 하고, 글도 쓰고, 사색도 하고. 창업을 해봤기에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스스로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는 나를 잘 모르고 있었다. 정말 아직 모르는 모습이 많은 것인지, 마음 한편의 자만심이었는지.


나름 고정 수입도 만들고, 회사에서 일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갑자기 이력서를 쓰다가 멍해졌다.


자격증, 경력 사항을 쓰는 데 빈칸을 채울 수 없었다. 생각보다 막히는 부분이 많았다.


큰 공백기 없이 계속 뭐라도 했고, 나름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경력사항으로 내세울 게 없다고 해야 하나.




뒤죽박죽 커리어

늘 꿈이 교사였고, 실제로 공시준비도 했고. 사실 일반 회사에 취업한다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기에 커리어에 맞는 활동을 하기보다는 흥미로워 보이고 삶에 경험이 될 듯한 활동들을 찾아 했다.


일정하게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는 자격증, 대외 활동을 쌓아가는 친구들에 비해서는 뒤죽박죽인 커리어다.

그래도 이 경험이 나름의 차별점, 무기 같은 스토리가 될 줄 알았다.



다양한 알바 경험(편의점, 예도, 카페, 명품매장 등 안 해본 알바가 별로 없다.), sns마케팅 대외활동, 인턴 생활, 창업 등. 스스로 육각형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방향성을 잡지 못한 사회초년생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이 커리어로 무슨 회사에 지원할 수 있지?

회사는 일단 관심 있는 분야로 넣자.


자, 향기 나 뷰티 관련 (그랑핸드, 논픽션 같은 계열의 브랜드) 회사에 가자.


그러면 어떤 직무를 잘할 수 있는데? 음.......“


경험만 쌓았을 뿐 아직 그 경험 안에서 공통점을 찾고,

하나로 연결해서 나만의 이야기로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나만의 전문성이 무엇이지?


우선 하나를 깨달았다.

회사가 원하는 이력서를 채우지 못한다고 해서 나의 경험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나는 똑같은 경험을 쌓을 것 같다. 비슷한 경험을 쌓아도 어차피 실무 경험은 다르고, 한 가지 분야만 잘하는 것보다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는 곳이 많아졌다.


회사에서 필요한 능력은 아닐 수 있지만, 창업이나 인생에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한 경험들이다. 전문적이지는 않아도 해당 분야에서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얕게나마 흐름을 알고 있다.


다만, 그 분야를 더 개발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 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반성했다.


첫 번째로 현재의 경험을 갖고 어디서라도 일 할 수 있고,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는 생각했던 것은 참 경솔한 생각이었던 것. 나보다 어리고 능력 있는 사람은 많다. 이대로라면 죽도 밥도 안된다. 겸손해져야한다.


두번째로 성과를 낸 적이 없는 애매한 경험이라는 것. 나의 이야기 속에서 완결된 것이 없었다. 매출의 숫자가 아니더라도 끝까지 가 본 경험이 없는 미완성 상태였다. 나의 상당한 단점으로 다가왔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상당하거나, 목표 매출을 달성해 보거나. 알바를 제외하고 나만의 것을 1년 이상 해본 것이 거의 없었다.


다양한 경험은 있지만, 펼쳐져 있을 뿐 내세울 게 없다고 느껴져서 괜스레 자신감이 없어졌던 것 같다.


하나를 완결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누구나 따라올 수 있는 애매한 능력일 뿐, 스스로 이것 하나는 자신 있다고 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 부끄러워졌다.



나만의 전문성을 만들자


우선 시작했던 꽃에서 끝장을 보자.


물론 창업을 접은 것은 아니지만, 취업을 해서 애매하게 하면 이도저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 집 계정 팔로우를 1만 명 이상 모아보든,

월급만큼 순수익을 만들어보든,

원하는 커리어 방향성을 잡아보자.


2024.08.13

https://www.instagram.com/ssdamfleur?igsh=MXI0dzAzbTFsZGpmYw==


전에 독서모임을 같이 하는 민욱 VC 님께서 한 분야의 TOP이 되어보라는 조언을 하셨다.


천천히 10년 동안 하다 보면 잘하고 있지 않을까요 라는 대답을 했으나, "천천히 갈 이유가 없다. 빠르게 최고 지점에 올라가 보라"는 말씀을 하셨다.


올해까지는 취업보다는 꽃으로 하나의 명확한 결괏값을 만들어보려 한다. 하나의 스텝을 끝내 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꽃다발, 꽃바구니를 파는 플로리스트로서

꽃꽂이 클래스를 전문으로 하는 강사로서

나는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일에서 흥미를 느낄까.


우선, 지금까지의 경력을 이력서에 정리해 보자.




이전 05화 다시 원점으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