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선 Aug 09. 2024

어쩌면 재능


이 공간에 더욱 애정이 갔던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채워준 덕분이다. 같이 좋아해 주고, 즐겼기에 빠뜨릴 수 없는 마지막 이야기다.


'사람들 모으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나,

어쩌면 재능일까?'



살랑이는 봄바람이 불 때는 꽃꽂이 클래스를, 열대야 가득한 여름에는 맥주 한 잔을, 선선한 가을밤에는 바베큐 파티를.


혼자로는 다 채울 수 없는 이 넓은 공간을,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여러 사람의 에너지가 채워졌다. 혼자 있는 것보다는 여럿이 있을 때 생기가 돌던 공간이다.






사람들과 시작했으면, 사람들과 마무리를


처음 공간을 오픈하고 그다음 달에는 플리마켓이라는 명목으로 오픈 파티를 열었더랬지. 참 무덥고, 뜨거운 햇빛 아래서 돗자리를 펴고 부채질을 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 다양한 모임을 열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사람들을 한 데 모으고, 연결시켜 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것 같다.


혼자 지인들을 하나 둘 부르고, 파티 순서를 생각하고, 술과 음식을 사고. 이럴 때에는 어디서 에너지가 생겨났는지 혼자서도 척척 해낸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기도 하고, 꽃꽂이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일 중 하나이다.


또 이렇게 하고 있다 보면 주변에서 열정 가득한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같이 아이디어를 낸다. 가만 보면 되게 자석 같달까. 사람을 모으는 것도 어쩌면 장점이자 재능이지 않을 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어떤 가치를 주는 사람일까


문토, 당근 등 플랫폼도 잘 되어 있고, 다양한 모임이 많은 요즘. 사람들은 왜 나의 공간에 시간을 내어 와 주는 것일까.



모임에서 만난 대표님들, 오래된 학창 시절 친구들,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 하나 둘 부르다 보면 나도 어떤 맥락에서 사람들을 모으는지 모른다.


먼저 참여하고 싶다며 연락 오는 사람들, 또 내가 부르고 싶은 사람들. 서로 안면식도 없이 다양하게 모인 내 지인들이 서로 말문을 트고 인스타를 주고받고 다음을 기약하며 하나가 된다.


우연스럽고 느슨한 연대, 그래서 더 재미있는. 공간이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결국 나만의 색깔을 담은 공간을 만들고 싶은가 보다.



먼저 디제잉하겠다며 장비도 챙겨 오고,

버스킹 하겠다며 음원을 준비해 오고


음식을 하겠다며 재능기부를 해주는 사람들.

가만 보면 사람마다 반전의 개성과 매력이 있다.


그래서 더욱 다채로웠어.



마지막을 축하(?)해주기 위해 귀한 시간 내어 참여해 준 사람들. 단순 재미를 넘어 사람들은 나에게, 그리고 이 파티에 어떤 것을 기대하고 왔을까.


나는 어떤 가치를 주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앞으로 무엇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덕분에 아쉬운 마무리가 아니라 시원한 마무리가 될 수 있었고. 더 나은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알록달록한 1년을 만들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하며 :)





이전 02화 꽃 집을 팔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