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백승 금주 필승법
술과의 싸움은 굉장히 불리하다. 한 번의 전투에서만 패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모든 전투에서 이겨야만 하고, 쉬운 전투는 하나도 없다. 그 외로운 싸움에 도움이 될만한 무기들을 소개한다.
1. 펩시제로 라임향
-음주는 습관이다. 단번에 끊기 어렵다면 기존 관습을 충족해 줄 대체재가 필요하다.
맥주의 차갑고 시원한 목넘김은 탄산음료로 대체 가능하다.
내 기호 상 '펩시제로 라임향'이 가장 좋았다. 요즘 잠들기 전 하루 한 병은 꼭 마신다.
너무 달달하다 싶으면 탄산수로 바꿔주는 적절한 선수교체가 필요하다.
우리집 배란다에는 쿠팡과 코스트코에서 쟁여온 탄산수와 제로콜라가 박스에서 열맞춰 대기하고 있다.
2. 주위 사람들(친구, 아내, 동료)
-나홀로 금주 도전에 매번 실패 했다면, 주변 사람에게 금주 소식을 전해보라. 회사동료, 친구, 아내와 장모님 등.. 불편하거나 자주 만나는 사이일 수록 좋다. 주변에 금주를 알리는 순간, 술과의 싸움은 혼자가 아니라 그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된다.
특히 불알친구들와 가벼운 내기를 추천한다. (ex. 금주 실패 시 다음모임 1~3차 다 쏘기) 시키지 않아도 친구들이 거의 매일 금주여부를 체크해 줄 것이다. 나도 지난 주 저녁에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 술병을 집었지만, 실패에 좋아라 웃는 친구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술욕구가 싹 사라졌다.
3. 금주 일기
-개인적으로 강추한다. 술이 너무 먹고 싶을때, 그 감정을 그대로 써보라. 어떤 느낌인지, 어떤게 힘든지 구체적으로 쓸 수록 좋다. 당신이 그 날 밤을 무사히 넘겼다면, 노트한 내용은 금주를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술이 먹고 싶었던 상황을 피할 수도 있고, 한 번 이겨낸 갈망은 두 번 이기기엔 더 수월하다.
4. 포만감
-또 다른 음주 습관은 야식이다. 술에 곁들였던 짜고 기름진 안주 들. 나는 금주 1일 차부터 야심한 밤이 되면 이상하게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술을 끊는 대신에 과자, 초콜렛, 고기 등 배에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음식을 무한으로 선사했다. 배가 부르니 잠이 오고, 술이 없어 예민한 감정도 좀 누그러졌다. (때문에 난 금주를 해도 몸무게가 줄지 않았다..)
금주를 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사례도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1. 논알콜 맥주
-제로맥주는 항상 맛이 2% 부족하다. (딱 빠진 알콜 도수 만큼)
우리는 이미 진짜 맥주의 청량하고 쌉쌉한 맛을 알지 않는가?
비슷한 모양에 눈은 속일 수 있지만, 입은 냉철하다. 마시자 마자 이 맛이 아니라고 뇌에 경종을 울린다.
과거의 나의 경우, 야심차게 무알콜 맥주를 한박스 주문했지만, 결국 맥주캔에 소주를 타서 소맥으로 먹었다.
2. KBS 생로병사의 비밀 (유튜브 채널)
-이 프로는 정체가 이상하다. 술과 식습관 이슈를 알려주면서 음식 먹는 장면은 왠만한 먹방 저리가라다.
먹는 장면만 따로 편집한 영상이 나돌 정도이다. 술도 기깔나게 잘 마신다. 금주인은 왠만하면 보지마라.
3. 원대한 목표
-평생 금주, 금주 1년 등 너무 긴 목표를 세우지 마라. 길이 멀면 의지가 꺽인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이 제일 적절한 것 같았다. 소소한 성취부터 시작하라.
4. 절주 계획
-"주 3회" 또는 "소주 1병 미만" 이런 애매한 절주 계획을 세울 바에는 차라리 깜냥대로 마시는게 낫다.
술은 중독이기에 단칼에 끊어어야 한다. 한 달만 술을 끊어도 의존도가 많이 낮아진다.
한 달 끊기에 성공하면, 내가 술을 먹는지 술이 나를 먹는지 모르는 중독의 인과에서 벗어난게 된다.
그럼 술과의 싸움에 주도권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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