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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 Aug 23. 2022

망친 그림

끝까지 해내다.


오늘 여러 볼 일 보느라 그림을 늦게 그리기 시작했더니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했다. 핀테레스트에서 서둘러 그릴 대상을 찾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벽 색깔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골맀다.


대충 빨리 그려 볼 심산으로 펜 드로잉을 선택했다. 펜 드로잉은 지울 수가 없으니 오히려 실수를 허용해 줘서 부담이 적다. 그럼에도 펜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선 굵기 조절이 서툴러서 분위기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여간 초보자는 말이 많다.


펜 드로잉 과정에서 실수가 많아서 그런지 채색할 때 그닥 애착이 가지 않는다.

우중충한 마음에 그냥 찢을까 하다가 순간 멈추었다. 미간이 찌푸려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왜 괴롭지?

나는 왜 잘 그려야 하지? 누구를 위해서?

나는 왜 못 그리면 안 되지? 누구를 위해서?

 그렸다  그렸다 평가로   나를 괴롭히지? 누구를 위해서?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과 잘 그려야 한다는 우월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며  좌절감으로, 나를 또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 생각들로 가득 차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조용히 나에게로 돌아왔다.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을 깨달았다.

사물에 눈을 떼지 않고 그릴 수 있는 집중력의 부족함을 느끼고 컨투어 드로잉 연습을 조금 더한 후 뒷정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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