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구를 위한 태도일까?
시력이 갑자기 좋아졌을 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그림에 대한 양가감정은
‘배우는 태도’를 점검하게 했다.
4B연필이 뭉툭해져 스케치 선이 뭉개지고 있지만 고작 손을 뻗어 연필 깎는 일이 귀찮아 참으며 그리기, 물통이 더러워져도 다시 물 떠오는 일이 귀찮아 그냥 구정물에 붓 씻기, 물감 조색 상태를 확인하고 붓칠하는 것이 귀찮아 그냥 칠하다 엉뚱한 색으로 망치기, 종이 상태를 확인하며 붓칠하는 것이 귀찮아 그냥 칠하다 엉뚱한 영역에 물감이 번져 망치기 등등….
벼락치기 공부, 택배 스티커 안 떼고 버리기, 텀블러 귀찮아서 일회용 컵에 커피 담기, 음식 쓰레기 미루다 버리기, 소파에서 누워 과자 먹기, 밥 먹고 설거지 패싱하기, 자정이 넘도록 SNS 보기, 외출 준비 미루다 약속 시간 늦기 등등….
그림에 대한 나의 태도는
결국 삶의 태도와 다르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