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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디와 트램프 Apr 24. 2022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 (1) : 60년대의 시작.

사리와 아코쨩의 등장.

'마법소녀'라는 장르를 다들 한 번씩은 봐왔을 것이다. 여자라면 어릴 적 요술봉이나 주문, 주제가를 입에 달며 TV 앞을 뛰어다니며 외쳐댔을 것이고 남자라면 봤으면서 다음날 학교에 가서는 안 봤다고 시치미 때면서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그런 존재. 추억이 가득하면서 모두에게 꿈을 주었던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이번 글에서는 1966년 첫 시작을 열었던 '마법사 사리'부터 1999년 20세기의 마지막을 보여주었던 '커렉터 유이'까지의 이야기이다. 첫 시작으로 장르를 만들어냈던 60년대, 다양한 소재로 발전해나가던 70년대, 전성기의 첫 시작을 위해 다양함을 시도한 80년대, 본격적인 전성기이자 르네상스였던 90년대를 바라보며, 추억과 다양한 이야기로 글을 써본다.


이 글을 봐주는 분들에게 다양한 이야기와 흥미 있는 소재거리를 보여줄 것을 약속하며, 마법소녀의 역사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1. 마법소녀의 첫 시작.


마법소녀의 시작은 60년대로 올라간다. 놀랍겠지만 이 장르의 첫 시작점은 바로 미국에서 시작된다. 


만화도 아닌 '드라마'. 바로 아내는 요술쟁이라는 드라마이다. 1964년에 시작된 드라마. 이 드라마는 '마법의 나라에서 찾아온 여자가 인간계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라는 단순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중간의 여자의 어머니이자 남자의 장모가 내려와서 괴롭히기도 하지만 이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담아내며 자연스럽게 그려내는데 성공한다.


건너편의 일본에서는 어땠을까. 사실 일본에서도 마법소녀라는 장르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다뤄냈던 작품이 존재한다. 바로 오소마츠 시리즈와 천재 바카본의 원작자로 유명한 '아카츠카 후지오'의 작품이자 원작 만화.

'비밀의 아코쨩'이 있었다. 하지만 이 원작만화는 사실 마법소녀라는 이야기 자체를 그려낸 것은 아니다. 


당장 원작 만화부터 1962년 작품이면서 위의 아내는 요술쟁이보다 2년은 일찍 나왔을 뿐더러 이야기도 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평범하게 마법의 거울을 손에 얻은 주인공 아코가 벌이는 순정 만화이면서 소녀 만화였다. 마법의 힘을 받은 소녀가 그 힘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은 매우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이야기였겠지만 원작자는 마법소녀라고 명칭을 붙이지도 않았고 순정만화나 다름없는 이야기가 많았기에 당시에는 그런 구별을 두질 않았다. 


하지만 '마법의 힘'과 그 힘을 사용한다는 것에서 이미 아코쨩은 마법소녀의 기초적인 이야기를 가득히 담아냈것에 충분했다.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를 내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코쨩은 이미 시작을 열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본격적인 이야기이다.


(드라마 '아내는 요술쟁이'의 이미지. 놀라운 점은 이 드라마가 리메이크되어 일본에도 방영되었다!)



2. 첫 시작. 마법사 사리


그렇다면 위의 드라마에 영향을 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은 무엇일까. 바로 소개할 '마법사 사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술공주 샐리'로 익숙한 이 작품. 과연 이 만화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위의 '아내는 요술쟁이'는 방영되던 시기 일본에 수입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외화를 수입하던 일본 내에서 이러한 인기와 마법을 부리는 여자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충분했고, 이 작품을 어느 만화가가 눈여겨 보게된다.


(이 만화의 작가가 마법소녀의 첫 시작을 열었다면 이를 믿을 사람이 있을까?)


요코야마 미츠테루, 바로 그 유명한 '삼국지'와 '철인 28호','바벨 2세'와 같은 작품들을 만들어낸 굉장히 유명한 만화가이다. 철인 28호는 거대로봇이라는 최초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다양한 참신한 소재를 엮어낸 사람이 되시겠다. 이런 사람이 아내는 요술쟁이라는 드라마를 접하고 많은 충격에 빠지게 된다.


사실 '마녀'라는 이미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했다. 중세 유럽만 하더라도 유명한 '마녀사냥'이 공공연히 벌어졌고 미국의 극초창기 역사만 보더라도 마녀 재판이 성행했다. 동양 역시 이단이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죽이기까지 했으니 이미지가 안 좋을 수밖에. 이런 이미지를 타파하고 유쾌하게 마법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던 드라마는 당연히 충격적인 이미지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원작은 당연히 만화로 그려졌다. 이름에 대한 비화도 숨겨져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던 때에 이름을 '마법사 써니'라는 이름으로 제작 될 예정이었지만 소니에서 '써니'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해버리는 탓에 '사리'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은 동시에 '마법사 사리'라는 이름이 되버린다.


처음 그려지는 마법소녀 만화. 사리의 특징으로는 '선천적 마법소녀'를 처음으로 다루었다는 점이다. 밑에도 다루어지겠지만 아코쨩은 평범한 소녀가 마법의 힘을 받으며 능력을 사용한다는 설정이지만 사리는 마법의 나라에서 찾아와 마법을 부린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선천적 마법소녀가 처음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되시겠다.


그렇다면 처음 등장한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대박이 났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정도로 처음 시도되는 장르였기에 (디즈니도 만들지 못한!) 처음에는 의아하는 반응도 있었겠지만 기어코 성공을 해내며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특기할 점은 방영 초반. 그러니까 18화까지는 흑백으로 방영이 되었지만, 19화부터는 컬러로 방영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방영사였던 NET TV (지금의 아사히 TV) 최초의 컬러 방영작이라는 것도 특기할 점.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스폰서였던 토에이는 마법소녀의 인기를 실감하고 후속작을 기획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1989년. 사리의 2기가 제작이 된다. 특이점은 1기의 마지막화와 이어진다는 점인데 사리가 마법의 나라에서 다시 인간계로 들어와 1기에서 사귀던 친구들과 다시 기억을 조작하면서 리셋한 뒤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다만 60년대 후반과 80년대 후반의 시대상의 변화가 너무나도 컸었고 여러 이야기의 변칙성으로 정확히는 '후속작 격의 페레럴 월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어찌되었든 2기 역시 상당한 인기를 얻었고 스페셜 2화도 방영이 되었다. 기념비적인 사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법소녀의 밭을 일궈내고 있었다.



2.5. 우리나라에서의 사리


당장 많은 사람들이 추억할만한 마법소녀 작들이 많겠지만, 나이가 지긋히 드신 분들은 이 작품도 기억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 정말 맛있는 치킨이 찾아왔어요 페리페리-'같은 노래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TBC를 통하여 '별나라 요술공주'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방영된 마법소녀 작품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도 만들어냈다. 굉장한 인기를 거두었던 작품은 5년뒤 같은 방송사에서 '요술공주 새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방영되었다가 9=8년후 TBC의 통폐합 이후 많은 것을 받은 KBS에서 다시 '요술공주 샐리'로 방영하게 된다.


2기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더빙이 되었다. 1996년경 개국 초창기의 투니버스에서 '요술공주 샐리'로 방영했고 2009년에는 추억의 만화를 재더빙하던 EBS에서 같은 제목으로 재더빙을 하게되었다. 


사실 우리에게 유명한 것은 바로 개그맨 최양락이 부르던 페리카나 치킨의 CF노래가 아닐까 싶다.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로 시작하는 그 노래. 여러 다른 의미로 만화를 모르는 사름들에게도 유명해졌다는 점에서 사리가 얼마나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게 된다.



3. 그것은 비밀의 비밀의 비밀의 아코쨩!


목차 1에서 언급했던 '비밀의 아코쨩'. 이제 드디어 등장하게 된다. 바로 애니메이션으로!


아카츠카 후지오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62년 처음으로 연재한 만화를 바탕으로 69년 사리의 후속작이 나오게 된다. 사리의 마지막화 이후 아코가 자신을 말괄량이 소녀로 소개하며 (근데 이게 TV에서는 안나오고 나중에 나오는 DVD에 들어가있다.)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코쨩의 특징은 최초의 '후천적 마법소녀'라는 점이다. 사리에서 설명했듯 '선천적 마법소녀'와 아코쨩에서 시작된 '후천적 마법소녀'가 있다. 원작 만화에서는 마법소녀라는 이야기 자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진행이 되어가면서 '변신물'을 완벽히 도입해내며 이 작품 역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아카츠카 후지오의 원작 코믹스 '비밀의 아코쨩'. 애니판과는 작화가 상당히 다른데, 이는 그의 작화색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마법소녀의 역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가 없는 작품이자 굉장한 역사적인 작품으로 회자가 되는데, 스폰서의 계획으로 시작된 '콤팩트'는 만화의 인기를 실감하듯 엄청난 매상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변신이라는 소재는 지금의 작품들에서는 당연히 나오는 이야기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면서도 참신한 이야기였기에 이는 뒤의 작품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일조하게 된다. 특히나 변신시 외치는 주문 '테쿠마쿠마야콘 테쿠마쿠마야콘 ㅇㅇㅇ나레!' 와 변신에서 다시 돌아오는 '라미파스 라미파스 푸루루루루룬!'은 변신 주문의 클리셰를 완벽히 만들어내게 된다.


물론 사리에서도 주문이 없던 것은 아니다 '마하리쿠 마하리타 얌바라 얌밤바'라는 마법을 발동할 시 주문이 있었지만 변신이라는 소재의 주문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소녀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그리고 다양한 직업으로 모습을 바꾼다는 것은 주 시청자 층이었던 어린 소녀들에게는 흥미로운 소잿거리였고 다양한 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애니메이션 판의 첫 시작은 위에서 언급했 듯 1969년 시작된다. 사리의 후속작으로 방영되었는데 역시나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된다. 정말 당연하다는 듯 마법소녀의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었고 토에이는 기어코 마법소녀 연작을 제작하고자 마음을 먹게된다.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70년대 편에서 보도록 하자.


사리가 2기로 제작이 다시 되었 듯 아코쨩도 역시나 후속작 격인 2기가 제작이 되었는데, 이야기의 연관성이 있었던 사리와는 다르게 아코쨩은 아예 이야기 자체를 처음으로 돌려버리며 몇몇 설정을 바꾸었다. 시대적 요소도 그렇고 아코의 부모님 직업이나 아코의 성씨와 같은 사소한 것들이 많이 바뀌었고 결정적으로 작화가 시대에 맞게 변경되었다. 



2기의 큰 특징은 '개그'가 많이 첨가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1기 역시 코미디가 들어가있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진지한 에피소드도 많았고  아코의 이야기에 따라 급변하는 이야기가 많았다면 2기는 개그노선을 철저히 따르며 유쾌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완벽히 먹혀들어가게 된다.


본래 1기에서 아코를 맡은 성우 오오타 요시코가 계속 맡을 예정이었지만, 주제가를 담당하였던 가수이자 성우로 유명한 호리에 미츠코가 맡는 것으로 바뀌었다. 


2기 역시나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필자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아코쨩이 가장 안정적으로 진행이 되었고 소재도 참신했던 것은 바로 2기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완성도도 굉장히 눈에 띈다. 주제가도 적절히 어레인지가 되었다는 것도 그렇겠지만. 그리고 완구품 역시 엄청난 속도로 매진이 되었다고 하니 인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겠지만 3기가 또 있다. 일본에서는 역사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 작품이었고 90년대로 보여지는 모습도 진행시키고 싶었던 것 때문이었는지 다시 제작된 듯 한데, 2기에서 아코를 맡았던 호리에 미츠코는 아코에게 콤팩트를 주는 거울나라의 여왕으로. 1기의 아코를 맡은 오오타 요시코는 아코의 엄마를 맡게 된다. 내용 역시 살짝 변형을 주었는데 아코의 부모님의 직업이 다시 바뀌었고 (카메라맨과 예술가.) 또한 90년대의 스타일에 맞게 작화가 다시끔 변경되었다. 전체적으로 눈이 좀 커지긴했다.


이런 시도는 아코쨩의 인기를 실감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문제는 전작들에 비해 인기가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꽤나 이질적인 작화도 그렇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완구제품의 판매 부진'도 한 몫했따는 것이 크지 않았나 싶다. 결국 8개월 방영으로 아쉽게 종영하고 만다.


시간이 흘러 2012년. 실사화가 제작되었다. 바로 극장판으로! 이 극장판의 경우 실사화 특유의 오글거림이 있긴하지만 나름대로 아코쨩 특유의 발랄함을 잘 살린 편이다. 일본 내에서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한 아코쨩은 언제나 거울의 콤팩트와 같이 우리에게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되는 이야기 같이!



3.5 : 우리나라에서의 아코쨩


사실 아코쨩은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작품이다. 1기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방영이 되지않았고 2기의 경우 방영이 되긴 했다. 하지만 문제는 개국 초창기 투니버스에서 1996년 방영이 되긴 했는데... 이 당시 투니버스는 전국적으로 나오는 채널이 아니었을 뿐더러 너무나도 초창기에 방영된 작품이라 크게 알려지지 않은 케이스이다. 3기 역시 방영이 되지 않았고... 


그나마 원작자의 오소마츠 군이나 오소마츠 상이 알려지고 인기를 얻게 되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빛을 보게 되는데, 아코쨩 역시 이런 케이스로 우리나라의 팬들에게 알려진다. 결정적으로 오소마츠 시리즈에 나오는 어느 등장인물이 아코와 상당히 유사하게 생긴 것도 한 몫했겠지만.


(이 친구가 바로 토토코가 되시겠다. 뭔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한 모습인데..)



글을 마치며.


이렇게 첫 1편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60년대의 첫 시작은 사리와 아코쨩이 처음으로 뿌리를 내리며 씨를 뿌리고 밭을 처음 개간하여 마법소녀라는 새로운 터를 만들었따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 나올 70년대의 작품들로 시작되는 마법소녀의 이야기들은 두 작품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편은 70년대, 마법의 마코쨩부터 꽃의 아이 룬룬으로 찾아뵈려합니다. 중간의 큐티 하니 역시 등장하니까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피드백과 댓글들 많이 부탁드립니다.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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