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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볶음 삼각김밥

by 지음

요즘은 간단하게 해 먹을 음식이 뭐 없을까? 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들 입맛에는 맛있게, 내가 만들기에는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

막내 친구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삼각김밥을 해 먹인다고 한다. 요즘은 김과 삼각틀을 판다고 그것으로 하면 쉽고 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정보를 준다.


오호~ 편의점에서의 삼각 김밥을 집에서 하하~ 좋은 아이디어닷~!!

당장 김과 삼각틀을 구입을 해서 다음날 아침으로 막내가 좋아하는 스팸으로 만들어 주었다.

삼각 김밥을 거의 먹지 않았던 아이들은 김밥의 비닐을 어떻게 까는지 잘 몰라 헤매었다. 처음은 까는 것에서 반응이 시원찮았는데 먹어보고 생각보다 맛있었나 보다. 다음날은 진미채, 볶은 김치, 멸치볶음 등으로 하나씩 돌아가며 해 먹어 보는 중이다. 큰아들은 두 개는 먹어야 한다며 맛있게 먹고 간다. 아침에 바쁜 시간에 간편하게 먹고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또 설거지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신세계를 맛보았다.


삼각김밥이 유해식품은 아니지만 아예 아이들에게 사 먹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내 생각에 왠지 조미료며, 방부제가 들어가는 것 같아서이다. 엄마로서 밥은 꼭 해 먹여야지!!라는 마음이었다.

스팸이난 멸치볶음 같이 마른반찬은 안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김치볶음 같은 것은 삼각틀 안에 재료를 넣고 누르는 순간 뭐가 들어가 있는지 훤히 표가 난다.


들기름에 볶음 기름진 국물이 밥알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앗~! 너는 볶은 김치구나!!" 그냥 표시가 난다.


김치 볶음은 국물이 있으니 당연히 흘러나오는 것이 맞는 것이다.

잘 볶아진 멸치 볶음은 밥알이 하얀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 모양새를 뭐라 하는 사람들은 없다.


사람 사는 데에도 그런 것 같다.

삼각김밥 틀속에서 재료들이 눌러져을 때처럼 사람도 밖에서 자극이 들어오는 순간의 반응이 안에 뭐가 들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리 큰 자극이 와도 내가 거기에 별로 감정을 실어 나르지 않으면 그냥 덤덤하게 지나가는 것 같고, 별로 큰 자극이 아니더라도 감정이 실려서 펀치로 날아오면 정신을 못 차리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것이다.


들어오는 감정이 부정적이라고 나쁜다고 생각 말고, 해석을 잘해야 한다.

꼭 부정적이라고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 부정적인 사건들이 처음에는 나를 힘들게 하니 힘들다고 아우성을 쳤지만 뒤에 보니 꼭 지나쳐야 하는 과정이었거나,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기 위해 나타난 고마운 시련 같은 것이었다. 좋다고 꼭 좋은 것만도 아니었다. 다들 하고 지나가는 경험들을 나는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무턱대고 짜증 내고 화내던 감정들을 알아차리느냐 못 알아차리느냐

그 감정들을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해 내느냐 못해내느냐는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좋든 나쁘든 나의 해석이 중요하다.

알았으니 훈련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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