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요즘 아침밥을 간단하게 먹을 음식을 찾아본다.
나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애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뭐 있을까에 꽂힌 것 같다.
아이 친구엄마가 좋은 꿀팁을 알려 준다.
삼각김밥!
막내가 좋아하는 햄, 볶은 김치, 멸치 볶음등 하루에 한,두 가지씩 만들어 주면 되겠단 생각이 든다.
삼각 김밥 첫 시식날.
난관 봉착~
아이들이 삼각김밥을 안 먹어봤다는 것이다.
먹으라고 하니 까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도 편하게 먹이고 키우지는 않았구나.
삼각 김밥을 못 까는 걸 보면서 그만큼 ‘집밥을 잘해줬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매운맛, 순한 맛을 하나씩 돌아가며 해 먹는 중이다. 큰아들은 역시 두 개씩 먹고 간다. 아침에 바쁜 시간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설거지할 것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나도 아이도 신세계를 맛보았다.
계속하다 보니 요령도 생겼다.
마른반찬은 깨끗하게 잘 만들어지지만 볶음김치나 제육볶음 같은 것은 국물이 있어서 밥알 사이사이 빨간 국물이 ‘나야~ 나~!’라고 존재를 표시한다.
들기름에 볶음 기름진 국물이 밥알 사이로 배였다.
"앗~! 너는 볶은 김치!!"
멸치 볶음은 따뜻한 밥에 지리멸치볶음을 섞어서 버무린다.
“앗~! 넌 멸치 볶음!!”
아이스크림도 아닌데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먹으면서 막내랑 투닥거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팸이 없다고 짜증을 낸다.
짜증 내는 아들이 삼각 김밥 같이 느껴진다.
스팸 김밥이 없는 것을 보자, 기분이 안 좋아진 아들이 김밥틀 속에 재료가 눌려졌을 때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스팸이 들었냐 아닌 볶음 김치가 들었냐다.
맛있다고 긍정적인 말하는 큰아들과 딸내미
맛없다고 안 먹는다고 부정적인 말을 하며 떼쓰는 막내.
짜증 내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봐야 서로의 신상에 좋다.
다행히 큰아들의 중재로 막내도 멸치 김밥을 하나 먹기 시작한다.
막내가 떼 쓸 때 나에게도 부정 감정이 훅 들어온다.
만드는 내내 막내가 좋아하지 않을 텐데를 생각했다.
막내가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하면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그 에너지가 전달되었을까?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쪽으로 기우뚱 쏠려서 많이 생각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몇 있을까?
아이도 다른 것은 자신의 입에 맞지 않기에 그렇게 행동했고,
나도 아이의 입짤음을 알기에 만들면서 다른 걸 더해야 하나를 고민했다.
짱구에서 보면 짱구가 말썽 부렸을 때 엄마 몸에 불붙은 것으로 표현을 한다.
그것처럼 나도 부정적인 에너지가 흘러나온다.
아이의 짜증만 봤고,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했기에 아이의 짜증이 견인되었다는 생각은 못했다.
아이에게부터 부정적인 감정이 나왔다고 탓하고 있었다.
만드는 내내 과거의 경험으로 부정정인 상상을 계속하면서 만들었던 것이다.
나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아이에게 전달되었다.
어쩌면 큰아들의 권유로 먹고 있는 막내를 보니 정말 멸치볶음 김밥이 먹기 싫어서가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의식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이렇게 작은 것 하나에도 내 부정적인 감정이 전달되었다 생각하니 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