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이와 귀요미가 만났다.
귀요미가 이쁜이의 레고통을 뒤진다.
"귀요미. 뭐하는거야!!! 그거 허락도 안받고 들고가면 어떡해~!!! 내가 쓸꺼란 말이야~!!"
"안 쓰는 줄 알았지! 그래도 지금 쓰는 건 아니잖아!! 쓸때 갖다 줄께!!"
끝내 한번만 빌려 달라는 부탁도 없이 홱 들고 간다. 끝내 이쁜이는 내것 달라고 짜증을 내다 주먹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엄마!! 이쁜이가 ~!! 때렸어~!!"
"이쁜이가 뭐야~!! 누나지!! 왜 또 누날 화나게 만들어~!!"
"엄마~!!귀요미가 먼저 허락도 없이 가져갔어!!"
"그래도 동생 때리면 안 되는줄 알면서~!! 말로 풀어야지!!"
잠정 휴전상태중 귀요미가 누나를 찾는다.
"누나~ 레고 하자~!!"
"그래~"
"초코송이 먹을껀데 먹을래~?"
"응~!! 좋아~"
이쁜이와 귀요미는 또 같이 논다.
싸우고 화해하고, 아니 싸우고 아무렇지 않게 말 걸고 또 받아주고 관계.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삼남매는 하루에도 몇 번씩 투닥거린다. 이제 만성이 될법도 한데 나는 녀석들의 싸움이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자기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는 최대한 개입을 안하는 편이다. 서로 보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거나 타일러도 한쪽편만 든다고 서운해하는 것이 싫기도 하고. 여하튼 귀만 쫑긋하게 아이들 싸움에 집중하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면 또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볼 일 보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건널목에서 애들이 싸우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보니 태권도복을 입은 귀요미었다. 귀요미보다 학년이 큰 형이랑 말 싸움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귀요미가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때 이쁜이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귀요미를 자기 뒤에 세우고 "내동생한테 왜 그래~!!"라며 편을 드는 거다. 둘이 싸울때는 언제고 잔다르크처럼 나타나 동생을 도와주는 이쁜이, 장화 신은 고양이마냥 애처롭게 누나를 의지하는 귀요미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의기투합하는 사이좋은 남매라는 생각도 들지만 귀요미가 집에서 누나에게 도발하던 행동을 형에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아이들의 싸움은 사실 갈등때문이 아닌 것 같다. 자기들끼리의 대화가 저렇게 짜증으로, 신경질로, 때로는 주먹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불만이 있는 사람은 항상 새로운 불만거리가 넘쳐나고, 슬픔에 잠긴 사람은 슬퍼할 일이 남아돌고 가장 무서운 골칫거리인 적대적인 사람은 싸움을 걸기 위해 온순하고 악의없는 방관자의 가슴에 늘 열망을 일으킨다(주1)는데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 저렇게 사소한 욕구를 싸움으로 풀어대면서 ’싸우는 행위‘가 ’싸움거리‘를 더 만들어내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귀요미의 누나를 도발하는 습관을 어떻게 하면 고칠수 있을까?
선배 부모님들의 조언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어떻게들 하시나요?
주1> 나폴레온 힐 저, 나폴레온 힐 황금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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