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선언 (1)
극에 달했다.
라기엔 일한 지 두 달도 안 되었지만.
어쨌든 극에 달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할까.
떠난 바나나 (전)부점장님과 함께 근무하는 자두 (현)부점장님 사이에서 너무 괴로웠다.
아니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그동안 둘이 같이 근무한 거야.
자두 부점장님과 근무하기 전날이면 일처리를 할 때 서너 번씩 확인하곤 했다.
일을 잘해야겠다가 아닌, 혼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기에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가 아닌 어떻게 해야 자두 부점장님 입맛에 맞을까를 고민했다.
타 지점의 신입 매니저들은 내용도 활발히 공유하고, 제안하기도 하는데 나는 공유 메신저 사용도 하지 못했다.
자두 부점장님이 공유되는 내용이니 완벽히 쓸 때까지 사용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니라 꼭두각시나 마네킹 같은 게 된 기분이었다.
그러다가도 한 번씩 바나나님이 지원근무를 오시니, 혼란스러워졌다.
어디에 맞춰야 하지.
어디에 맞춰야만 하는 게 직장생활인가.
나는 맞지 않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