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번아웃 진단 그 이후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경험한 최고의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의 장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운동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꾼다. 건강한 마인드와 몸이다.
올해 초 우울증, 번아웃 진단과 함께 내 자존감은 철저히 무너졌다. 원래도 자존감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좋은 직장에 적지 않은 연봉, 외제차를 타고 다녔지만 자존감에는 딱히 큰 변화가 없었다. 그랬던 내가 우울증 딱지를 붙이고 집에만 있으니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내려갔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시작한 것이 운동이었다. 헬스장을 제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집에 있으면 온갖 걱정과 불안, 부정적인 생각들로 머리가 깨질 듯 아팠기 때문이다. 일단 몸이 힘들면 쓸데없는 걱정을 할 에너지가 부족해서 덜하게 된다.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듯 운동을 끝내고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오면 긍정적인 기운이 생겨난다.
건강한 마인드와 함께 따라오는 게 있다. 바로 건강한 몸이다.
나는 원래도 뚱뚱한 편은 아니었다. 40kg대 몸무게를 유지했지만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했던 탓에, 저질 체력에 팔다리만 가는 거미형 몸매의 소유자였다. 어떻게 살아보려고 시작한 헬스장 고인 물 생활은 몸을 정직하게 변화시켰다. 군살이 빠진 자리에 깨알 같은 근육들이 생겼고 몸에 라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비싼 옷을 살 필요가 없다. 건강한 몸에는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늘 헬스장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나도 좀 괜찮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주변에서 혹은 남자 친구가 아무리 '예쁘다' 말해줘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거짓말. 나보다 예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가 보네'
못난 생각을 더 한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운동을 시작하고, 인생 최고의 자존감 시기를 맞았다.
꾸준한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그리고,
누가 대신 쌓아줄 수 없는 자존감을 높여준다.
나는 이제 조금은 과한 칭찬도 나에게 마구마구 해준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좋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클럽을 간다. 헬스클럽.
*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