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학교 운동회를 하면 밥을 학교에서 준다고 한다. 예전에 국민학교 다닐 때는 가족 단위별로 김밥이니 맛있는거 싸 와서 같이 먹고, 반장 부반장 어마들은 선생님 식사를 준비하고 그랬었다.
소풍-요즘은 체험학습이라 그러나 봄-을 가도 도시락을 싸오지 말라고 한다. 학교에서 애들 식사를 준비해서 간다고 한다. 얘전에는 김밥은 각자가 싸오고 또 반장 부반장 집은 선생님 식사를 준비해 가야했다.
애들이 시골학교를 다닌다. 시골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요즘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튼 요즘은 학교에서 애들한테 뭘 해줬으면 해줬지 담임 선생 도시락이나 먹거리를 가져오라는 건 생각지도 못하는 것 같다.
겨울이면 스키장, 몇년에 한번씩 제주도 여행에, 애들 심심할라치면 서울 구경 가자고 서울랜드 같은데 데리고 가 준다. 승마에 악기 교육에, 그 밖에 놀이 공원이나 문화 유산지 같은데는 수시로 가서 도저히 애들 심심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더욱 신기한 것은 그런 걸 하면서도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다. 돈을 받지 않는다. 애들은 그냥 가서 놀다 오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애들 뭐 사주고 그런단다.
이게 시대가 좋아진 건지 법이 엄격해진 건지 알 수가 없다. 스승의 날에도 양말 한쪽 받지 못하게 해 놓고 애들한테는 이렇게 잘해준다.학부모로서 불만은 전혀 없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아직 이게 시대가 좋아진 건지 한 학년에 2명 정도 되는 학교에 다니기 때문인지 롹실히는 모르겠다.
그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애들이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 학교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가고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내가 국민학교 다닐때와는 정 반대의 상황 아닌가? 그 때는 학교가 지옥이었다. 반장 부반장이라도 맡을라치면 행사때마다 선생들 먹거리 챙기느라 엄마만 허리에 병이 났다.
나는 시골살이를 선택하고 아이들 교육문제가 큰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지금,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학생보다 선생이 더 많은 학교, 교육비 걱정이 없는 학교,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학교, 부정한 돈이 오가지 않아도 되는 학교, 나는 이런 학교에 아이들을 맡긴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학력도 뭣도 중요하지만, 난 애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런 면에서 지금의 시골학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