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를 지었다. 겉으로 보면 그렇게 효손이 없다. 그러나 나는 할머니에게 못할 짓을 했다. 처음 요양병원에서 고관절 골절을 입었을 때 할머니를 모시고 큰 병원엘 갔다. 아 그런데 보호자 노릇이란 걸 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그 피곤함을 절감하고 나사 의사가 한다는 소리가 여기는 심박동기가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말이었다. 할머니를 모시고 다른 병원으로 갔다, 나는 거의 녹초가 되어 있었다. 거기 병원에서 또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설명들을 들은 나는 거의 그로키 상태였고 수술을 하면 죽는데 안 죽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례 하는 소리들을 잔뜩 들은 나는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술위험도가 높고 고령이어서 수술 시 사망 가능성이 높아서였다고 하지만 수술 환자의 보호자 노릇을 또 해야 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이후 기저귀에 똥오줌을 받아내어야만 했고 나는 그런 할머니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찾아갔다. 갈 때마다 할머니는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리고 다리가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셨다. 나는 거의 매일 찾아갔니만 거기서 보내는 시가들이 어찌나 지루한지 식사수발을 하고 나면 얼른 나오곤 했다. 그러나 거의 표 내지 않았고 사람들은 나를 세상에 둘도 없는 효손으로 알았다.
코로나가 찾아왔다. 면회객이 철저히 통제되었고 몇 달씩 할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몇 달에 한 번씩 면회를 가면 할머니는 나를 거의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환자 보호자 노릇이 하기 싫어 몇 달 동안 할머니를 똥오줌 받아내며 침대에 꼼짝 못 하게 누워있는 삶을 살게 한 것이다. 그게 사람으로서 할 짓인가?
주치의에게 연락이 왔다. 곧 돌아가실 것 같다고 했다. 다시 전화가 왔다. 돌아가셨다고 했다. 화장을 하고 그렇게도 오시고 싶어 하시던 우리 집마당에 묻었다. 할머니 거기서는 자유로우시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