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유전자, 불행유전자

by Zarephath

개들은 야성이 있다. 아무리 집안에서 아들처럼 키워도 날아가는 비둘기를 보면 달려가 덮쳐 목을 물어 죽여 버린다. 이런 야성들은 유전자에 기록된 정보로서 인위적으로 조작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어떤 성향들이 유전자에 기록되어 있을까? 모든 고등 생물체에게 기록된 식욕, 성욕 등을 제외하고 인간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공통된 지향은 무엇일까? 아마도 행복하고 싶은 지향일 것이다. 그것도 먹고, 섹스하는 그런 류의 행복 말고 멋진 미술작품을 감상한다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 동물이 할 수 없는 활동들을 함으로써 얻는 행복의 지향이 인간의 유전자에만 기록된 정보일 것이다.

어떤 남자가 극도로 불행해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유부녀인데 이 여자는 남편을 사랑하며 결코 결혼 생활을 파탄 낼 의사가 없었다. 그는 불행했다. 결코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한 댓가가 이 지독한 불행의 늪인 줄 몰랐다. 그러나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물러나길 요청하던지, 죽이던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났다. 일단 만나자고 했다. 남편에게 자기가 누구인지 밝히고 그녀를 사랑하노라고 말했다. 그만 물러나라고 했더니 그 남편의 반응이 매우 당황스러웠다. 껄껄껄 웃으며 ‘너 가져 임마, 뭔 일도 아닌 걸로 사람을 오라 가라야’‘그,,,,그 그녀는 당신을 사랑한단 말이오.’‘사랑? 거 말 한번 잘 했다. 날 사랑한데? 내 빌딩과 부동산들이 아니고?’‘그,,,,그럴 리가 없소 내가 아는 그녀는 순수하고...’‘시덥잖은 소리 그만 하고 그만 꺼져, 미리 말해 두는데 그녀는 절대 이혼 안 해. 그런 여자야. 나도 뭐, 집사람에게 큰 볼만은 없어. 그 미모에 그 몸매에...’

그 남자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젖먹던 힘까지 다 짤아 붙이고 자신이 가진 모든 용기를 다 동원해 성사시킨 만남이었고 가슴을 쓰러내리며 한마디 한마디 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경우인가?

두 사람은 카페에 마주 앉았다.‘네, 저는 남편을 사랑해요. 결혼생활에 아무 문제도 없구요, 당신같은 사람만 없으면.’‘다...당신같은 사람이라고?’‘네 설마 당신이 처음이라 생각한 건 아니겠죠?’아~‘

이제야 모든 것을 이해한 남자는 아일랜드의 바닷가 절벽으로 갔다.그리고 그는 두 번 다시 보이지 않았다.

인간의 행복추구 유전자는 양면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자신의 욕구에 부합할 시에는 행복으로, 부합하지 않을 시에는 불행에 몸서리치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keyword
이전 12화나는 죽기까지 내 아이를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