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게 뭔지 묻는다면 시간이라 말하겠소.
시간은 정말 불안하오. 1분이건 1시간이건 나에게 다가오는 표정은 똑같소. 나를 집어삼킬듯한 표정으로 밀려드는 저 시간의 얼굴을 본 적 있으시오?
그걸 보고도 불안을 모른다면, 당신은 참 평안한 사람이오. 절대평강이 당신과 함께하니 당신은 복된 사람이오.
하지만, 나는 매초 그 시간의 표정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다오. 날 집어 삼키려는 악의를 품은 그 시간의 표정을 무서워 무서워 나는 일분 일초가 두렵소.
난 매일 그렇게 잡아 먹히고 있소. 시간에 먹히고, 분과 초에 먹히며 또 살아난다오. 매초 죽어 매초 살아나는 나의 이 불안을 누가 좀 해결해 주시오. 시간을 멈춰 주시겠소? 아니면 시간의 표정과 그 악의를 지워주시겠소?
영웅이여, 용사여, 그 무엇이든 저 괴물과 싸워 날 구해줄 이 있다면, 어차피 불안에 떠는 내 남은 시간을 다 드리리다. 날 구원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