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내를 무척 사랑한다. 딸아이다. 너무너무 사랑해서 어느 것 하나 금지해 놓은 것이 없었다. ‘아빠바보’라고 놀려놓고 ‘아빠가 놀려도 된다고 했잖아?‘라는 식이다. 아빠를 떄려놓고 ’아빠가 때려도 된다고 했잖아?’라는 식이다. 남들은 버르장 머리 없어진다고 뭐라고들 했지만, 난 아 아이의 버르장 머리를 가르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나한테 만은 영원히 버르장 머리 없는 아기이길 바랬다. 얘한테 나만은 함부로 해도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춘기가 되면 애가 달라질 거라 생각 했는데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평소처럼 장난치고, 때리고,,, 그런데 뭔가 다른 것이 느껴졌다. 순간순간 나와 마주치는 울음 터질 듯한 눈빛, 한번씩 느껴지는 사늘한 표정, 그런 것들은 캐묻는다고 실토하지 않는다. 하루는 밤에 어딜 나가길래 따라 나가 미행을 한 적이 있다. 어느 짓다 만 아파트 폐건물에 남자와 여자 아이들이 섞여있고 그 중심에 딸아이가 있었다. 큰 사고 같은 게 날 조짐은 없어 보이길래 그 날은 그냥 집에 왔다. 더 자세한 자초지종을 물을 셈이었다.
아빠랑은 각별한 사이여서인지 몇번의 대화 끝에 전모를 알게 되었다. 소위 그 동네 일진이란 애가 있는데, 그 일진의 눈에 우리 막내가 들었단 것이다. 이후 막내는 일진의 여자가 되었고 막내에게는 지옥같은 시간들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곰곰히 생각해봐야 복수할 생각이고 다 늙은 몸으로 어떻게 이길지 생각한 것이다. 남자만 총 5명 정도 된 것 같았다. 먼저 한명은 자동차로 들이 받은 후 트렁크에 넣은 채로 바다에 빠트려 버렸다. 두번째는 첫번째 죽은 친구 전화번호로 폐차장에서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지정된 차에 들어가 앉아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폐차장비로 압착시켜 죽여버렸다. 이 즈음 되니 나머지 세 명에게도 뭔가 공포가 엄습해 오고 조심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놈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데, 땡큐였다. 그냥 레미콘으로 밀어버리고 레미콘 한 드럼에 푹 잠길 때까지 집어 넣고 바다에 밀어버렸다. 네번째 놈은 뭔가 대비를 하고 있었다. 밤길을 혼자 걷는 척 하더니 아버지가 나타나자 똘마니 들을 풀어 놓은 것이었다. 뭐, 똘마니는 거기만 있는게 아니었다. 해변 동지회 전우들, 소식을 듣고 모두 오랜만에 몸 풀러 와서 다 아작을 내 버렸다. 물론 네번째 녀석의 목은 따 버렸다. 이제 하나 남았다. 거 일진이란 놈.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다. 1:1로 만났다.거기서 수십분의 격투를 벌였다. 둘다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위기의 순간이 왔다. 일진이 칼을 들어 아빠의 목을 그으려던 순간, 어디서 화살이 날라와서 정확히 일진의 머리를 관통했다. 막내는 양궁 국구대표 상비군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 막내는 아빠의 품에 안겨, 아빠는 막내를 안고 그렇게 펑펑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