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늘 저녁도 식사를 준비하고 목욕을 했다. 밥을 먹고 섹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일을 그렇게 했다. 이런 헌신적인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유부남이다. 그는 매일 저녁 이쪽으로 퇴근을 하여 남편처럼 밥을 먹고 섹스를 했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둘은 대학때부터 커플이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고아 출신이라는 점이 남자의 부모님들의 극심한 반대를 샀다. 결국 둘은 결혼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관계를 정리할 생각은 둘 다 없었다. 결혼은 다른 여자와 하지만 생활은 나와 해야 한다고 여자는 눈물로 호소를 했고 여자를 깊이 사랑하는 남자 역시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이 남자의 이중 생활은 시작되었다. 남자는 의사였다. 그래서 응급실에 근무한다고 거짓말을 해서 항상 식사는 병원에서 한다고 거짓말을 했고 퇴근 시간도 사랑하는 그녀와의 일정에 맞춰 변경을 자주 했지만 아내에게 들키지 않았다. 응급실 의사라는 거짓말 하나로 아내에게 모든 것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도 퇴근 후 남자는 그녀와의 보금자리로 향했고 거기서 밥을 먹고 섹스를 했다. 섹스 후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나 할말 있어.‘’응 뭔데?‘’나 임신했어‘약간의 정적이 흐른 후 남자가 말했다.’진심으로 기뻐. 애 낳자. 그리고 잘 기르자.‘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나 걱정했어. 자기가. 기뻐하지 않으면 어쩌나.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하면 어떡하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근데 자기 아버지 없는 자식 잘 키울 자신 있어?‘’해볼거야, 아니 해보고 말 거야, 세상 누구 보다도 훌륭하게 키워낼 거야.‘남자는 여자를 꼭 안아줬고 여자는 남자의 품에 안겨 내내 울었다.
여자의 배는 불러 오고 점점 해산일이 다가왔다. 병원은 남자가 일하는 병원으로 정하고 애를 낳을 때도 그녀의 곁을 지켜 주었다. 아직 아내와의 사이에 자식이 없는 그로서는 자신의 첫 아이이자 사랑하는 여자와의 아이로서 자신의 모든 것이 되었다. 아이가 생긴 후 남자는 여자의 집에 더욱 자주 들었고 셋은 마치 정상적인 한 가족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단 아빠라는 말을 가르치지 않고 아빠를 삼촌이라 부르도록 가르쳐야만 한다는 것이 슬펐다. 애는 점점 자라면서 아빠를 찾게 되었고, 사실을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것만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세상에 비밀은 없듯이 그의 아내 또한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게 되었다. 남편의 옷 여기저기 묻어있는 애기 침, 우유자국, 애기 냄새 등이 궁금해졌고 언젠가 건강검진 차 병원에 갔다가 세 가족이 함께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도저히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볼 수가 없었다. 뒷조사 업체를 통해 남편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고 아내는 그동안의 남편의 이중 생활에 대해 낱낱이 알게 되었다. 어이가 없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그 긴 기간 동안 남편이 결혼생활을 다른 여자와 하고 있었다는 것에 치가 떨렸다. 여자는 남편에게 따져묻는 것 조차 자존심이 상하여 바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을 걸었다. 결론은 뻔했다. 이혼 판결에 남편이 위자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판결이 났고 사기 죄로 형사 재판까지 진행되게 되었다.
어쨌건 합법적으로 이혼 판결을 받게된 그들은 이혼 즉시 결혼을 했다. 아이에게도 아빠가 누구인지 떳떳하게 얘기해 줄 수 있었다. 처음 학부모 모임에 참가했을때 남자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직 형사 재판은 진행 중이지만 집행유예 판결날 가능성이 컸다. 아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조금의 애정도 없는 결혼을 끝내고 사랑하는 사람과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들은 무척이나 행복했다.
PS: 자식의 행복을 함부로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함부로 막아서는 부모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