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삶이 되는 순간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태도가 있습니다. 바로 '자기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단순히 큰돈이나 높은 지위, 명성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일 속에서 기쁨과 자부심을 발견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의미입니다.
그들은 일을 억지로 수행하지 않습니다. 생계를 위한 '밥벌이'로서의 일이 아니라, 그저 좋아서, 혹은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으로서 일을 합니다.
어떤 이들에게 일은 즐거움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삶 그 자체이며, 어떤 이들에게는 스스로 선택한 소명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삶 속에 녹여내는 득도의 경지입니다.
내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지에 이른 사람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배우 김혜자 (60년간 연기활동)
김혜자 님은 2023년 한 신문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연기가 직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직업이라고 하면 왠지 자존심이 상합니다. '마더'의 엄마가 아들 도준한테 '나는 나야'하듯이 연기는 나입니다. 숨 쉬는 것처럼..."
그녀는 연기를 직업이 아닌, 삶 그 자체로 봅니다. 연기라는 직업과 자신은 한 몸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2. 네온사인 장인 오병철(30년 이상 네온사인 제작)
서울 을지로 골목에서 30년 넘게 네온사인을 만들어 온 오병철 장인. 매일 불로 유리관을 달구고, 손으로 구부리고, 네온가스를 주입하여 형형색색 발광체를 만듭니다. 상업적 간판 제작이지만 단순한 기술을 넘어 자기만의 예술감각을 뽐냅니다.
KBS2 굿모닝대한민국 프로그램 '직업의 세계'에 출연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온 빛만 보면 심장이 뛰어요.”
"손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할 겁니다."
이 한 문장에 그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일이 아니라 설렘입니다.
3. 피아니스트 조성진 (2023년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서)
세계 무대를 누비며 연간 100회 이상 연주하는 그는 말합니다.
"항상 음악 생각만 하고 있고, 음악을 직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스스로 만족하는 연주를 할 때까지 연주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 100번 연주하면 10번 정도만 만족하고 있다."
조성진 님은 스스로 연주에 만족하기 위해서 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음악은 삶이고, 삶은 음악입니다. 음악은 일이 아니라 존재 방식입니다.
4. 신주쿠역 경비원 사토 슈에츠 (경비원 23년 이상 근무)
2002년부터 신주쿠역 경비원으로 일해온 사토 슈에츠 님은 2025년 일본사인디자인협회(SDA)에서 수여하는 디자인 상을 받았습니다. 역 주변 인테리어 작업과 공사가 있을 때마다 사토는 확성기를 사용해 사람들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비효율적이었고, 사람들은 안내를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는 몇 롤의 덕트 테이프와 공예용 칼을 들고 눈길 끄는 사인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인보드 덕분에 신주쿠역 오가는 사람들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점차 사인보드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팬들은 깔끔하고 둥근 곡선의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를 ‘슈에츠타이(Shuetsu-tai)’라고 부르며 그의 작품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사람들의 안전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사인보드가 작품이 되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 8시간 근무를 마지못해 하는 사람,
상사가 시킨 일만 소극적으로 처리하는 사람,
일을 하면서도 '이게 내 업이 맞는 건가?' 의심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착각합니다.
어딘가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 나와 찰떡같이 궁합 맞는 일이 있을 거라는 환상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습니다. 어떤 일이건 힘들지 않은 일도 없습니다.
주어진 일을 소명처럼 받아들이고,
묵묵히 배우고,
조금씩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 비로소 그 일은 '내 일'이 됩니다.
직업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삶이 되고,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순간입니다.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신이 주신 사명이라 여기고 성실히 임하라. 그러면 그 일이 결국 천직이 된다." 『왜 일하는가』중에서.
"마지못해 하는 일에서는 절대 기쁨이 나오지 않는다. 일 자체를 사랑하라. 그러면 그 일이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간다." 『생각의 힘』중에서.
저도 일을 '밥벌이'가 아니라 '삶'과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정진하고 싶습니다.
성공과 행복의 비결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