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비결은 '귀찮은 일을 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성공 전략

by 업의여정

예전에 TV에서 한 노포 맛집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유명 개그맨과 셰프가 오래된 노포를 찾아다니며 음식 맛보고 영업 비밀도 탐구하는 방송이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업력 74년의 소문난 노포 중국집에 들어가 삼선 고추짬뽕을 주문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빨간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그들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그리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빠르게, 그릇을 비워냅니다.


아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고 깔끔한 맛. 도대체 어떻게 이 맛을 만드는 걸까? 그들은 사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 국물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사장은 채수(채소를 우려낸 국물)로 만든 육수를 쓰고, 볶은 고춧가루 사용하는 게 노하우라고 귀띔합니다.


"다른 중국집에서는 보통 돼지뼈나 닭뼈를 우려서 육수를 만드는 데 그렇게 하면 맛이 느끼해져요. 느끼함을 줄이고 재료 고유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수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지요. 그리고 고춧가루를 볶아서 쓰면 매운맛이 약해지면서 달콤하고 은은한 맛을 냅니다."


말만 들었을 때는 그리 대단한 노하우라는 생각이 안 들었지만 막상 그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세세하게 손이 가는 과정들이 많았습니다. 주방에서 고춧가루 볶을 때는 연기가 올라오고 매운 기운이 퍼지자 모두들 기침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나 사장은 아무렇지 않게 웍을 움직였습니다. "매일 두 번씩 하다 보니 아무렇지 않게 되었어요."


주방에서 작업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 셰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공한 노포들은 귀찮은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성공비결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오래 사랑받는 식당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재료 손질, 양념 준비, 육수 만들기. 그 모든 과정에 번거로운 공정을 기꺼이 반복합니다. 매일매일, 수십 년 동안.


손님들은 그저 '맛있는 집'이라고 기억하지만, 그 맛 뒤에는 보이지 않는 남다른 노력과 정성이 쌓여 있습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장면도 있었습니다. 식당 사장이 카메라 앞에서 소스 만드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언뜻, 저렇게 자세히 공개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PD도 "전부 다 오픈하셔도 괜찮으시겠어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사장이 웃으며 답합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다 공개해도 다른 사람들은 귀찮아서 따라 하지 못해요."


이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만 본질을 보여줍니다. 경쟁력은 '귀찮음을 견디는 태도'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노하우는 남들이 훔쳐가지도 못합니다. 오롯이 자기 것이죠.


노포 맛집 사장님들 마음속에는 아마도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과 음식에 대한 정성,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이 깔려 있을 것입니다.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는 고집.


'소스 하나 만드는데 뭐 저렇게 복잡한 공정을 거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합니다. 그 공정 때문에 하루 4~5시간 이상 잘 수 없고, 원재료 원가는 상승하고, 수도/전기료도 올라가는데 말입니다.


얼마 전, 동네 지하철역 주변에 큰 식당이 개업했습니다. 순댓국과 돼지수육을 파는 가게였는데 간판도 깔끔했고, 인테리어도 세련됐습니다. 온라인 검색하니 상단에 가게가 노출되었고, 메뉴 이미지는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동네에 좋은 가게가 생겼네. 가봐야지."


어느 날 아침, 동네 산책하고 그 가게에 들렀습니다. 다른 식당들은 아직 문 열기 전인데 여기만 유독 일찍부터 오픈했습니다. "오, 부지런하네." 생각하며 들어가서 기본 순댓국을 시켰습니다.


후춧가루 살살 뿌린 후 숟가락으로 국밥을 휘휘 저어보았는데 바로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기름을 걷어내지 않은 국물, 나노급 얇기의 고기(그것도 비계가 대부분) 몇 점, 부실한 내용물의 작은 순대 세 조각.


'이거 뭐지' 하면서 반쯤 먹다 말고 나왔습니다. "식당 사장님은 이거 먹어보지도 않나?" 다른 순댓국집 가서 먹고 비교해 보면 자기 순댓국의 퀄리티를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집은 귀찮은 일을 하지 않는구나."


이 식당은 필시 주문 들어오면 포장된 봉지 순댓국을 뜯어서 끌이거나 납품업체에서 재료를 일괄받아오겠죠. 경쟁이 치열한 음식 골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비단 음식 사업뿐이겠습니까?

직장도, 다른 분야의 커리어도 똑같습니다.


보고서를 한 번 더 검토하는 일,

데이터를 끝까지 확인하는 일,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해 보기,

고객을 한 번 더 찾아가는 일.


모두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끝까지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성공과 실패를 가릅니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는 훗날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통해 ‘1만 시간의 법칙’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 하루 10시간씩 투자할 경우 3년이 걸리는 시간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 시간 동안 ‘귀찮고 힘든 과정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됩니다.


귀찮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결국 차별화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는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습니다.


성공은 특별한 재능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남들이 피하는 일을 묵묵히 반복하는 것, 귀찮은 일을 하는 것. 거기에 성공의 비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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