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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도 처음 Feb 07. 2023

발렌타인데이와 공정무역 초콜릿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영국의 한 초콜릿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날로  <Day-마케팅>의 원조입니다. 


동양권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 서양권에서는 남녀 상관없이 주고 받는 날인데요. 


동서양의 의미가 다른 이유는 동양권의 한 초콜릿 회사가 발렌타인데이를 소개하며 '여자가 남자에게'라고 번역을 잘못했고 이 자료가 널리 퍼지면서 생긴 오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가요? 이 틈을 노려 1980년 일본 전국사탕과자협동조합이 상술을 목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화이트데이"를 만들었고 우리나라도 이를 받아들여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유래

기원에 따르면 '발렌티노'라는 신부님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법을 어기고 몰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로미오와 줄리엣, 마님과 머슴, 동성동본, 로마 군단병(결혼 금지) 등과 같은 사람들에게 주례를 서 준 것이지요. 


결국 발각되었고 발렌티노 신부는 몰매를 맞아 사망하였는데 이를 추모하기 위해 생긴 것이 성 발렌티노 축일(발렌타인데이)이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발렌타인데이

조선시대에는 경칩(3/5~3/6)이 발렌타인데이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가을에 주은 은행을 이 날까지 잘 간직했다가 사랑하는 사람과 은행나무 주변에서 함께 까먹으며 사랑을 확인했다는 유래가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서로 가까이 붙어야만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발렌타인데이 파티하다 걸리면 곤장 1천대

발렌타인데이는 기독교와 관련된 문화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같이 기독교 국가에서는 인정, 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는 거부감을 보입니다. 


이슬람 끝판왕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발렌타인데이 파티를 하다가 종교경찰에게 발각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남녀가 섞여있으면 형량은 더 커집니다. 


실제로 잡혔던 5명의 남녀는 5~10년의 징역형과 1,000대의 태형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금지의 경중은 다르지만 이란, 인도, 러시아, 말레이시아(무슬림에 한함), 파키스탄, 북한(미국 문화 반대) 등이 발렌타인데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국가들은 축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발렌타인데이에 연인,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미국 초등학생들은 반 친구들에게 작은 과자 꾸러미를 주는데 마음에 있는 친구에게 종류를 달리해 주면 소문이 퍼져 난리가 나기도 합니다. 


필리핀, 대만,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초콜릿을 주고받고 있으며 서구권 대부분의 국가들도 비슷합니다. 


호주, 뉴질랜드는 2월 14일이 여름이라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수영복, 선글라스와 같은 여름 용품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꼭 초콜릿이어야 하는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발렌타인데이  선물 = 초콜릿' 공식은 영국의 초콜릿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Day-마케팅일 뿐이지만 관습이 굳어진 탓인지 우리나라 2021년 발렌타인데이 선물 TOP30을 보아도 29개가 초콜릿, 1개가 고급캔디 정도입니다. 


사실 초콜릿 이외 이 시기에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해 본 결과 1위는 핸드폰, 태블릿 PC와 같은 전자기기(61.6%), 2위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16.9%), 3위 향수/화장품 (12.8%)이며 4위 옷/신발 등 의류(5.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정보업체 가연. 2021)


대게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의 우선순위를 핸드폰, 태블릿, 향수, 지갑, 벨트, 가방, 목걸이, 반지 등이 차지하는 이유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바꿔줬으면 하는 아이템이죠? 


말 그대로 ‘선물’입니다. 최근에는 발렌타인데이 기간, 위 제품들의 남성 구매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블러드 초콜릿 – 학교대신 농장으로]


2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코코아)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주로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데요. 


특히 카카오 전 세계 공급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최빈국 코트디부아르에서는 5~17살 어린이의 43%가 카카오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카카오 농장에 취직을 시킵니다. 부모의 일당은 하루 천 원, 아이들은 이 보다 적은 수준이며 아예 아이를 팔아 목돈을 챙기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렇게 코트디부아르에서만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어린이 수는 약 80만 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20년 한 해 태어난 아이가 27만 명이니까 2020년, 2021년, 2022년 태어난 대한민국 아이 전체가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글로벌 초콜릿 대기업 네슬레, 허쉬, 카길 등은 농장을 소유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가나, 코트디부아르 농장 측에 압박을 가해 어린이 노동 착취를 못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 기업들은 “그저 노력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습니다. 커피, 다이아몬드와 같이 블로드 초콜릿도 쉽게 멈춰지지 않고 있네요.  


[착한 초콜릿, 공정무역]

쉽게 말해 독일, 영국 등의 사회적 기업들이 제 값 주고 일 시키는 페루, 베트남, 자체 농장에게 카카오를 받아 만든 초콜릿입니다. 


물론 맛과 품질이 비슷한 1천 원짜리 네슬레 초콜릿 대신 2천 원짜리 공정무역 초콜릿을 항상 집어 든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끔 의미 있는 선물에는 공정무역 초콜릿이 어떨까요?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소비자의 노력이 글로벌 기업의 태도 변화, 아동 노동착취 근절을 실제로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2배 비싼 착한 초콜릿을 사지 않고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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