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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 부부다운 것을 찾으며 살자, 여보

본격 남편 자랑 에세이 '빵세 리포트' 에필로그

by 찌니

2024년 내년이 되면 우리 두 부부 모두 꽉찬 40대, 만나이로도 30대에 못 내려가는 나이가 된다. 어찌보면 롤러코스트처럼 짜릿했던 우리 결혼 생활은 그 시간을 지나가는 것으로도 숨가빴던 것 같다.

최근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존의 시간보다 앞으로 더 빨리 흘러갈 40대의 우리 부부의 지나갈 그 시간들을 가둬두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 가둬둔 시간들을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아카이빙 하기로 했다. 우리의 함께 하는 시간들이 아카이빙 되고 그것들을 꺼내볼 수 있으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재미있고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매월 국내 어딘가를 차로 여행하면서, 우리가 차에서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가 간 기억에 남기고 싶은 곳을, 순간을, 음식을 영상으로 남겨보기로 했다. 덕질도 더 열심히 즐기기로 했고 덕질의 기록도 열심히 남기기로 했다.

지금까지 사이 좋게 살아 온 두 사람의 시간들을 감사하고 앞으로 또 사이 좋게 갈 두 사람의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고, 지금 이 순간은 잊지 않는 우리 부부만의 기록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 내가 남편을 사랑한 기억을 이렇게 글로 남긴 것처럼 우리 부부의 시간을 가둘 수 있는 많은 도전을 하려고 한다. 그게 우리 부부에게는 나이 먹는 행복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편 말에 의하면 이 결혼 생활은 자신의 노력이 99.9%라고 한다. 자신이 매일 밤 내 눈에 콩깍지를 여러 겹 붙이는 노력을 비밀리에 하루도 빠짐없이 해왔기 때문에 내가 자기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음...그게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정진하여 하루도 빠짐없이 노력하길 바래, 여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콩깍지가 떨어질 일이 없도록 해서 계속 이렇게 재밌게 가자, 우리! 정말 너무 사랑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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