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보낸 편지

한돌의 시

by 신윤수

바라건대

올 때처럼

갈 때도 슬그머니 한 번에 가려무나


그리고 바라건대

앞날은 넌지시 올 듯

올 듯 하면서

오지 말고 그냥

미래(未來)로 남아 있으려므나


슬픔에게 바라건대

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비 내린 먹구름처럼

눈사람 녹아 사라지듯이 흔적 없이 갈 것

눈물 흘리고 나면 개운하게 할 것


기쁨은 그저 그렇지

그래도

나는 하늘 별 꽃 바라보며

물 따라 바람 따라 살다가

다른 별로 갈 테니까

번개 치듯 잠깐씩 와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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