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꿈속에서 첫사랑 만났는데 모르쇠 했다
초굣때 곱던 짝꿍 우연히 대학 미팅에서 만났는데
딴 녀석 파트너 됐는데
슬쩍 보니 변했더라구
그래서 모르쇠 했다
아파트 터줏고양이 가끔 나 보고 아는 척하던데
지 배고플 때, 외로울 때만 아는 척하던데
나 좀 슬프고 그저그려 하늘 보며 산책할 때가 되면 모르쇠 하던데
그래서 엊저녁에 나도 모르쇠 했다
인터넷, 신문에는 여기저기 검(檢)이 검(劍) 흔드는 소리 나데
왜 그러는지 뭐라는지 몰라 나는 모르쇠
KF-21(국산 초음속 전투기) 세계 여덟 번째로 날았고(22년 7월 19일)
한 달 전 누리호(우주선) 날아올랐고(22년 6월 21일)
이건 모두 알아야 하는 참 좋은 일
그런데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하는데
자물쇠 채워놓아 모르쇠
복선 깔린 세상사에 ‘진정 난 몰랐네’ 부르며 모르쇠
꽃 먼저 피우고 잎 내면서 떨어진 꽃님이 그립다는 상사화(相思花)처럼
가을바람에 가냘픈 천수(千手) 떨구는 꽃무릇처럼
알아도 모르쇠(?)
몰라서 진짜 모르쇠(?)
에라 새벽 산들바람처럼
늦사랑 시(詩)처럼 불어온다면 혹시 알라나 몰라
* 요즈음 세상 바뀌었다며, 군국에서 민국 되었는데 검국 되었다나 (한돌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