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줄기 다 잘라버리고 화분 채 내동이쳤던 놈이 한 잠 잘 잤는지 푸드덕 푸드덕 대가리 열더니 매일 1센티씩 중력을 떨치고 기어 나온다
꽃 보려 꽃 보려 너는 재작년에 내 책상머리에서 3송이 꽃을 두 번이나 피더니, 작년에 내가 물도 주고 영양제 사다 꽂아줘도 비실비실하길래 내가 잎새 자르고 구석에다 위리안치했더니 반발적으로 나오는구나 아마 물 끊고 줄기 절단한 것을 정치보복이라 여겼더냐
정신 나갔다 들어와서 이번 새로 푸르름 연못의 소년은 물 그리워 빠져 죽었지, 잘했네 수선화(水仙花)여 물은 부드럽지, 세상은 부드럼이 부끄럼을 먹는단다 날카로운 것도 함께 먹는다 부드럼은 부르름을 가져온다
소명의식으로 겨울잠을 자야, 자두어야 내팽개쳐져야 기어나오는 ‘아마도 아푸리까’ 같은 녀석일세
이번 生에는 꽃 두 개 주면 줄기 냉큼 잘라 줄께 추운 겨울에는 햇빛도 안 줄께 네 다음 生을 위해 이번에 지나치게 약속할께
물을 1000배 희석해서 거시기 용액을 어쩌구 하는 처방을 S6 구형 스마트폰에 담아 꽃집속 꽃집 아줌마에게 부탁할께
정열의 화신 아마존에서 온 아마릴리스 홍콩 보내는 방법을 배워 아마도 놀아주리라 네 구른 옆 모래언덕에 본의는 아니었는데 그리 되었어
내가 오해했다
* 새 가을에 아마릴리스에게 화해를 청했다
(아마릴리스) 픽사베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