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회와 정당은 어디에, 정치가 궁금하다

by 신윤수

헌법상 12월 2일까지 처리되어야 하는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에 자꾸 어깃장을 놓는다며, 일부 언론은 이를 ‘거야(巨野)의 횡포’라나 뭐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로는 국회의 의사를 결정하는 ‘다수당의 권한’이자 ‘국민이 위임한 권력 행사’지 어떤 가로막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이 다른 경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대통령과 여당이 나서서 국회를 존중하고, 다수당과 대화하고, 언론에도 잘 설명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은 국회에 자신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법률로 정해야 할 사항을 시행령으로 만들었고, 언론을 배척하는 행태까지 보인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를 비방하고 있을 뿐 대화를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나라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는가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을 보자


정부(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원래 국회에서 정해 준 법률과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지, 국회가 해야 할 법률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거나, 예산을 제멋대로 만들게 되어 있지 않다.


1. 헌법은 입법·행정·사법의 3권 중에 국회를 제일 먼저 규정한다. 이것은 바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3권 중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1장 총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3장 국회

제4장 정부 제1절 대통령 제2절 행정부

제5장 법원 제6장 헌법재판소 등


2. 옛날 그리스 아테네는 시민들이 모여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를 하였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전체 국민의 의사를 대신하는 국회가 정부(행정부)에 지침을 정해 준다. 이게 법률이나 예산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3. 법률에서 법률의 대강은 국회가 정하고,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이나 법률 집행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만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


헌법 제75조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


3. 예산에 대해 살펴보자. 예산안은 정부가 편성하지만 심의·확정은 국회가 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국회의 예산 심의 권한을 ‘월권’이나 ‘횡포’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헌법 제54조

국회는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한다.

②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런 건 될까?


1. 국회가 법률로 정해야 할 사항을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만든다


예: 행안부에 경찰국을 만든 사례. 야당은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에 저촉된다며 반대했지만 정부가 국무회의에 대통령령 안을 올려서 처리했다.


2. 다수당이라는 야당도 정부·여당이 반대하면 법률을 만들지도 고치지도 못한다


법률은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법률이 확정된다.(헌법 제53조)


따라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이 되지 않는 야당은 정부·여당이 반대하면 새로 법률을 만들지도 기존 법률을 고치지도 못한다.


3. 정부·여당은 예산을 확정하지 못하고, 야당도 정부가 반대하면 어떤 분야의 예산도 증액하지 못한다.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지 않으면, 정부는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이를 준예산(準豫算)이라 한다) 다음의 경비를 집행할 수 있다. 새로운 목적 사업을 하지 못한다. (헌법 제54조 제3항)

1.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

2.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

3.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이런 사태가 되면 우리나라는 법률도 예산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국가의 방향을 확정하지 못하는 나라, 즉 ‘식물국가’가 되어 버린다.


지금 국내외 상황이 심각하다. 세계적으로 안보위기는 계속되고 북한은 도발을 계속하는데, 경제 상황도 경기 침체, 수출 위축, 물가 상승 등으로 매우 어렵다.


정치인들은 모두 자기를 지지하는 국민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헤아리기 바란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여 긴급한 일들을 처리해 주기 바란다.


* 지금 여야가 싸울 시간이 없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한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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