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49일이 지나간다, 이게 나라(?)냐

by 신윤수

10월 29일 한밤중에 많은 청춘이 하늘로 떠났다. 그 후 49일이 지나가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매 7일마다 7번에 걸쳐 살아온 나날을 회상하고, 49일째 되는 날에는 내세에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된다는 날이 49일이다. 그래서 49재를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유족도 이 기간 동안 슬픔과 아픔을 달래고 새로운 생활을 다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큰일이 났는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이걸 제대로 조사하겠다는 사람도 없이 49일이 지나간다.


아직도 행안부 장관은 국회가 해임건의를 하던 말던 뻔뻔하게 출근하고 있고, 어제「국정과제 점검회의」에 나와 뻣뻣이 말하고 있었다.


국회는 헌법에서 정한 국정조사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물적 증거나 증인이 사라지고 나서 나중에도 무언가 조사할지 말지 하는 게 제대로 된 나라인지 모르겠다.


12월 14일 이태원에「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다시 생겼다. 이번에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희생자의 사진이 놓였다고 한다. 이곳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분향하러 가지도 않은 것 같다. 이게 정녕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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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국정과제 점검회의’라는 게 있었다. 나는 1시간 넘겨 억지로 보다가 지겨워서 넘겨 버렸다. 사회자가 주제 3개라는데 처음 1개부터 느릿느릿 한 시간 넘겨 어쩌고 하는 걸 보면서 쇼가 지나치다고 예상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당초 예정된 시간 100분을 넘어 156분이나 생중계하면서 그 시간 동안 우리나라 TV 채널을 다 독점한 모양이다.


새벽 신문에서 확인한 결과다. 국민(?) 패널 14명이 부동산·건강·보험·마약 대책 등을 질문하고 대통령, 총리, 장관, 총장, 도지사 등이 답변하고, 예정된 시간을 넘어 담소를 나누었다고 한다. 그 국민이 누군지 모르겠다. 한가한 나라, 국격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나라가 되니 참 잘하는(?) 짓이다.


어제 날짜(12월 15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를 확인해 보니, 세계 주요 22개국 대통령과 총리 중에서 우리가 다시 밑에서 1등, 최하위인 22위로 떨어졌다. (지지 21%, 반대 72%, 둘의 차이 51%) . 지지율이 지난 주보다 3%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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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말한 회의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였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 ‘베트남 주석 환영연’, ‘월드컵 축구팀 만찬’에 이어 ‘국정과제 점검회의’가 3번째 행사로 청와대에서 있었다. 이제 청와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간 국방부 청사, 외교부 공관 등 대통령실 이전에 무려 1조원 이상(?) 돈을 썼다던데.


국민에게 묻지도 않고 제멋대로 하는 것, 언제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더니, 이번에는 도로 쓰겠다는 건지, 이런 걸 뭐라고 부르나? 이런 것도 ‘자유’라 부르나 ‘민주주의’라 부르나. 그렇다면 누구의 자유며 누구의 민주주의인가? 이게 바로 그 무서운 말 ‘XX’ 아닌가?


시민은 TV채널 선택권이 없고, 방송국은 100분도 그렇지만, 막무가내 회의가 계속되는 동안 예정되어 있던 다른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못하고…그래도 입 봉하고 있는 언론이 참 안쓰럽다. 새 정부 들어 우리 언론은 다 죽었다.

MBC처럼 찍힐까 보아 전전긍긍하고 있는 언론의 민낯이 보인다


49일이 지나가는데 국정조사를 시작도 하지 않는 국회는 어쩌려는 건가. 빨리 내년 예산이나 통과시키고 나서, 국회를 해산하던지 국회의원들 모두 사직하던지.


마지막으로 국정조사에 대한 헌법 조항을 적어본다.


헌법 제61조


①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②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이데일리) 12월 14일 이태원광장(녹사평역)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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