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형! 요즘도 외국어 배우시죠?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시오?
나도 이것저것 영어 찔끔, 프랑스어 찔끔 더듬고 있습니다. 외국어 공부가 치매예방을 한다나 어쩌구 하는 이야기도 들립디다.
이번주 미국에 나라손님으로 가는 현직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려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기사가 떠 있더라고요.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말로 연설하는 거 외교관행인가요? 괜찮아 보이나요?
10년 전에도 전직 모 대통령이 영어연설을 했다던가? 그때도 외국어 여러 개 한다고 여기저기서 말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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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K-의 시대에 영어연설?
요즘 ‘한류와 K-의 시대’에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도 아닌데(그는 전쟁통에 비밀리에 미국 위싱턴에 날아가서 군복차림으로 영어 연설을 해서 미 의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고 했는데), 남의 나라 의회에서 영어 연설하는 게 그리 좋아 보이지 않네요.
이런 걸 공식적으로 하면, 언어 사대주의의 일종이거든요. 뒤에 프랑스와 퀘벡이야기를 읽어보시오.
우리 한국어와 한글은 세계 언어학자들이 이야기하듯이 가장 우수한 언어이고, 특히 현재의 IT 시대에 단지 몇 개의 천지인(天地人) 식 자판으로 스마트폰으로도 빠르게 의사전달이 가능한 언어라고 하지요.
예전에 국무총리 내정자(?)로 거론되던 모 여성이 ‘영어 발음이 오렌지 아니라 어륀지’라고 했나?(그녀는 결국 총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어떤 소설가는 영어를 전용하자고 주장했나? 이런 기억들이 씁쓸하게 남아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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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캐나다 퀘벡의 언어정책
프랑스는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미국이나 중국과 겨루는 핵강국이고 등등.
여기다 프랑스가 훌륭한 것은 그들의 언어정책입니다. 영어의 침략에 맞선 그들의 노력이 헌법에 담겨 있습니다. (내가 우리나라 헌법 제3조를 한국어와 영토 조항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프랑스 헌법 제2조를 그대로 옮깁니다. 그들은 헌법 제1장 주권(영어, sovereignty)을 시작하는 제2조에 언어, 국기(國旗), 국가(國歌), 이념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권은 언어로 시작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프랑스 헌법
제1장 주권 (DE LA SOUVERAINETÉ)
제2조
① La langue de la République est le français.
② L'emblème national est le drapeau tricolore, bleu, blanc, rouge.
③ L'hymne national est "la Marseillaise".
④ La devise de la République est "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
⑤ Son principe est : gouvernement du peuple, par le peuple et pour le peuple.
제2조
①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
② 국가의 상징은 청, 백, 적의 삼색기다.
③ 국가(國歌)는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이다.
④ 공화국의 국시는 ‘자유, 평등, 우애’이다.
⑤ 공화국의 원리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다.
프랑스 사람들은 대개 영어를 하지만, 공식석상에서는 프랑스어만 쓰고 법에서도 공식 회의나 물품 포장지 등에 프랑스어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 헌법 말고도 1994년 투봉법 등에 의해 프랑스어가 특별한 보호를 받거든요.
예전에 우리 조선처럼 영국 식민지를 겪은 퀘벡(캐나다의 동부에 있는 주입니다) 주민의 프랑스어 보호는 정말 눈물 납니다. 그들은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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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과 프랑스어 전용
내친김에 캐나다의 언어정책 이야기도 잠깐 언급하려 합니다. 나도 평생 한번 퀘벡 여행을 가서 주도인 퀘벡시티와 몬트리올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캐나다는 이중언어 사용국입니다.
캐나다는 모든 공문서에 영어와 프랑스어를 똑같이 써야 되지만, 특히 동부의 퀘벡주는 프랑스어를 전용으로 하는 지역(province)입니다.
퀘벡(Québec)은 원래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영국과 싸움에서 지고 나서 영국 식민지가 되었지만, 식민당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프랑스어를 지키려 눈물겹게 노력합니다.
퀘벡 주민들은 캐나다에서 분리 독립하려고 두 차례나 주민투표를 했는데, 가까스로 부결되었지요.
1980년에는 반대 59.56%, 찬성 40.44%였고,
1995년에는 반대 50.58%, 찬성 49.52% (1%도 되지 않는 표차였습니다)
퀘벡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프랑스어인 ‘나는 기억한다(Je me souviens)’가 적혀 있습니다. 그들이 무얼 기억하려 할까요? 프랑스에서 건너온 조상과 언어, 역사(특히 영국 및 영어와의 전쟁)를 기억하려는 거 아닐까요?
우리도 한국어와 한글을 사랑해야 합니다. 물론 취미, 여행이나 관광 및 치매예방을 위한 외국어 공부는 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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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쟁』, 『나라말이 사라진 날』
미 의회 영어연설 때문에 우리 한국어와 한글을 지키려고 대일항쟁기*에 고생한 조선어학회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의 권고대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를 ‘대일항쟁기’로 바꾸어 씁니다.
프랑스와 퀘벡은 영어의 침략에서 프랑스어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데, 미국에 국빈으로 가서 그곳 의회에서 한국어가 아닌 영어연설을 한다며, 발음을 가다듬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네요.
요즘 예전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으로 소련(러시아)과 1990년, 중국(중공)과 1992년 수교하고, 1991년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과 함께 독일통일(1990년)에 이어 우리도 곧 통일이 될 거라고 기다려 온 30년이 갑자기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듯한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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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弘益人間)과 안세경세(安世經世)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의 모든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합니다.
이것이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 정신입니다. 세계 모두와 평화를 의론 하는 원교근교(遠交近交), 물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안세경세(安世經世)가 우리가 살 길입니다.
우리도 프랑스와 퀘벡처럼 한국어와 한글을 지키려고 했던 예전 사람들을 기억하고, 같은 언어를 쓰는 북쪽 사람들을 잘 보듬어 이곳을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외국인들은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려고 모이는데, 정작 대통령이란 사람이 한류와 K-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게 나는 잘 이해되지 않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한글 관련 책을 소개드립니다. 우리말 우리글 5천년 쟁투사와 조선어학회사건을 다룬 책으로 읽어보길 권합니다. 표지 사진을 올려두겠습니다.
『한글전쟁』, 『나라말이 사라진 날』앞표지
뒷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