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을 위해 진즉 침대 위에 펼치는 사각 모기장을 샀다
작년에 낡은 모기장을 폐기했기에
웬지 모기 등쌀에 책상머리에 앉아있기가 힘들었단 걸 기억하고
홈플러스 반값 세일기간에 사두었다
일찌감치 5월 중순인가 설치했다
아직 모기가 제대로 없던 시기였는데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나
올해는 웬일인지 모기가 뜸하다
모기장 걷을까 하다가 그건 또 그렇지 하며
엉거주춤 그대로 두었다
어쩌다 보니
습관처럼 모기장에 들어가 자크를 잠가야 잠이 온다
모기장 밖, 베일 밖이 아련한 것이 모기장의 매력이다
마치 안개속을 헤매듯
아련한 첫사랑 기억하듯이
사각 모기장은 바깥을 절연시킨다
모기장에 누가 있을까 누가 살
까
모기 있나
모기 아닌 누가 있나
내가 있으면 내장이지 사람 있으면 사람장이지
왜 모기장
이래저래 사물 하나마다 그 뜻 제법 그렇다
모기가 밖에서 사람을 구경하는
애인처럼 다가서는 모기를 떼 놓은 무자비
모기가 사람을 경원(敬遠)하는
모기장 어쩌랴
모기장 오늘 걷어버릴까
모기에게 묻노니
이번 여름에 내가 좀 심했나
내년에는 모기장을 어쩐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