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Martian)의 메모

한돌의 시

by 신윤수

지평선 위 푸른 지구별!


아 오늘도 너는 희망으로

아득한 샛별로

아늑한 절망으로 떠오르는구나


빛으로 십사 분이면 오는데,

너-히의 우주배로는 일년도 넘게 걸린다니

겨우 14 광분(光分)의 거리에서 나는 죽는다


(안다, 그ㅡ러나)


마르스(Mars)의 지배자로서

「붉은 별」의 살아있는 유일한 존재로서 명령한다


너-히 나 좇으라

나는 창조자요 파괴자니

하늘과 땅과 바람은 내게 충성을 맹세하라

물과 풀의 「푸른 별」로 만들어라


(불가능하겠지만)


특히 모래바람! 교만한 폭풍으로 엉기지 마라


지구별의 식물, 동물, 미생물과 사물들에게도 고한다

나는 마르스의 황제, 총사령관이자 유일한 생명인 마션(Martian)이다

너-히가 나를 이곳에 보냈고

너-히가 날 여기에 버렸다

이건 우주항행법 우주기본권조약에 위반된다

진정 너-히가 지적 문명체라면

내게 그럴싸한 대우를 해 다오


(꼭 구출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 마르스 황제 겸 총사령관 마션(Martian) 씀 -



* 영화 마션(The Martian)에서 주인공이 남겨 놓을 듯한 마지막 메모를 그려 보았습니다. 화성에서 조난당한 식물학자인 주인공은 감자 재배에 성공하며 구조를 기다리지만, 점점 생존에 필요한 물자가 줄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화성은 14 광분(光分) 거리, 1초에 30만 킬로미터 가는 빛의 속도로 14분 걸립니다.


마션의 메모.png

(화성인 ?) 픽사베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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