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신호철

글을 쓰고자 마음먹은 건 올해 1월이었다. 매년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세운 2022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브런치에 책 한 권을 쓰는 일이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첫 글을 쓰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지금 마지막 에필로그를 쓰고 있다.


글쓰기가 버킷리스트가 된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속 이야기를 어딘가 털어놓고 싶었고 그 소재가 글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지루하고 평범하던 일상에 새로운 각성제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글을 쓰며 새로운 나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고 평범이란 단어와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냈다.


평범이란 단어는 나에게 항상 마음 깊은 곳에 남겨진 단어였다. 어린 시절 평범이란 단어를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때로는 괴로움과 상처를 주고, 때로는 큰 힘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다. 내 20대를 함께한 단어를 이 글에 녹여 소중한 책을 만들어 내었고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이번엔 글과 함께 나에게 자부심을 주었다.


브런치에 공개하는 이 책 한 권은 어떤 것보다 가장 솔직하고 가장 깊은 곳에 숨겨져 빛을 보지 못했던 모든 것들이 나타난 집합체이다. 본래 가족에게 조차 나의 본모습, 속에 감춰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누구나 겉으로 보여주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여러 가면을 가지고 있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가면을 쓰며 스스로를 속이고 상대를 속인다. 나의 속 마음을 보여주기 싫고 감추고 싶은 모습이다. 나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겁이 난다. 누구에게도 나의 본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기에, 큰 용기를 내어 그려낸 본모습이기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책 한 권이 되었다.


인생의 첫 번째 책인 만큼 소중한 책을 지금까지 읽어와 준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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