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큐레이터는 책을 고르지 않는다

타로 클래스와 시 쓰기 워크숍

by 뭉클


별 다른 생각이나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뭐든, 잘 풀리면 그게 이야기가 되니까.


다만 분명한 건 잘 읽고 잘 쓰고 싶었다. 그게 텍스트든 사람의 마음이든 잘 읽어서 좋은 방향으로 풀어보고 싶었다. 선명하지만 매혹하는 글쓰기. 그즈음 내 곁에 찾아온 게 타로이면서 시 쓰기였다.


아, 하나 더 있다. 눈높이에 맞는 글쓰기. 쉽게 쓰는 글쓰기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내 머릿속으로는 절대 상상하거나 이해할 수 없을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달까. 그러면 좀 더 섬세한 글쓰기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를 어떤 역할로 정의하든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공부하며 성장하고 싶어 하지만 이번엔 왠지 완전히 새로운 분야보다는 기존 분야에서 심화, 확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확한 언어를 찾기.


타로 수업과 시 쓰기 워크숍은 앞으로 각각 8주, 6주 동안 이어 것이다.


타로 수업

타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통계학적 분석이었고, 잘 배워두면 본업에 유용할 것이다. 취미로 가볍게 배워보려다 어찌어찌해서 자격증반을 듣게 되었는데 첫 수업을 듣고 나서, 때마침 책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도 읽게 되면서, 문학 상담의 길에 타로가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 신화는 물론 상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시문학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었다. 제대로 배워봐야겠군.


시 쓰기 워크숍

온라인 시 읽기와 시 쓰기 워크숍. 낯설다. 그런 걸 좋아한다. 무모할 정도로. 수업 직전까지 잘 읽히지 않는 시집을 들고 벌벌 떨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내게 줌 토크는 기가 빨리기도 했고. 시 쓰기라는 낯선 과제에서 내가 길을 잃어 주변 공기를 싸늘하게 만드는 상상도 했다.


진행자인 장혜령 시인은 나긋나긋한 말투로 워크숍이 평어로 진행됨을 알렸다. 나이에 상관없이 편하게 이름을 부르며 하는 대화. 존댓말이나 경어체 없이 스스럼없는 방식. 처음엔 얼떨떨했는데 서로의 시를 나누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격이 없이 금세 자기 자신을 드러냈다.


시인은 몇몇 골라 읽은 시에 대해 자신의 해석을 말했지만, 그것이 답이라고 말하기보다 우리에게 시의 주인이 어떤 옷을 입고 말하는지 생각하고 이해해 보게 도왔고 우리가 (맞든 맞지 않든) 그 옷을 입고 시를 써보도록 했다. 시의 문형을 차용해서 자기만의 시를 쓰고 그 시에 대해 말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자기소개 같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어느 누구와 이런 내밀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시 워크숍에서 내가 본 몇 가지 희망...

- 요즘 세대 시인의 글을 읽고 있자니 요즘 세대의 사고방식, 표현 방식을 이해할 수 있겠다.

- 시 문학의 낯설게 보기, 비틀어보기, 다시 생각해 보기, 신기하게 생각하기, 외국인처럼 질문하기와 같은 접근은 내담자를 예술작품의 감상자를 넘어 주체적 예술가로 성장시키는 문학 상담의 가치와 정말 많이 닮아 있다.

- 내가 하는 말에 스스로 갇히지 않기 위해 이 워크숍에 참여한다.

- 시 워크숍은 분명 문학 상담의 효과가 있다. 내가 규정한 역할에 스스로 갇혀 허우적대고 있었음을 깨닫고 나니 이게 시 수업인지, 문학 상담인지 그 둘이 다르기는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 다른 사람의 옷을 입어보려는 것... 형식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 몸 쓰기가 글 쓰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러너가 시인이 될 수 있나? 안 될 이유도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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