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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모 May 14. 2024

[발리] 화산으로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지 : 북부 투어

4.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발리의 숨은 명소, 발리 외곽 투어

  뉴스를 통해 발리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지진 및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약 75% 정도가 모여 있고 그로 인해 지진과 화산 활동이 매우 잦은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 안에 인도네시아 지역 전반이 걸쳐져 있다. 발리 또한 불의 고리에서 발생한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섬인데, 제주도 또한 화산 활동으로 인해 생겨난 섬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러한 화산섬들은 대부분 섬 가운데에 화산 활동이 일어났던 거대한 산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제주도에 국내 최고 높이의 산 한라산이 있듯 발리에는 아궁산과 바투르산이 있다. 바투르산의 높이는 약 1,700미터 정도로 약 1,950미터의 높이를 가진 한라산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이지만, 발리 최대 높이의 아궁산은 해발 약 3,140미터의 높이로 한라산보다 약 1.5배 정도 더 높다.


  아궁산은 산의 이름에 ‘불의 신이 사는 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아궁산 자체가 신성시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발리 지역을 수호하는 수호신이 있는 곳이라고 알려져 오래전부터 신앙의 대상이 된 곳이다. 최근까지도 화산 분화가 이루어졌던 곳이기도 한데, 1963년 화산재 분출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인들은 한때 이를 신의 분노라고도 표현했다고 할 정도니, 이 산이 얼마나 신성시되고 있는 산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불과 수년 전부터 발리가 관광명소로써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아궁산 또한 여행객이 많이 찾는 유명 여행 코스가 되었다. 덩달아 아궁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바투르산 또한 아궁산 이상의 인기를 누리며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경치를 품은 아궁산과 바투르산은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여행지는 아니지만, 이미 호주인들과 유럽인들에게는 ‘발리 여행 중 꼭 한 번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는 타이틀을 가질 정도로 관심을 받는 곳이다.


  한라산 또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등산 코스인 만큼 산과 숲을 좋아하는 여행객들 또한 바투르산과 아궁산을 찾는다. 등산이야말로 가장 쉽게 바투르산과 아궁산을 접할 수 있는 여행 방법으로, 직접 산을 오르면서 아름다운 산의 경치를 볼 수 있고, 정글과 폭포를 경험할 수 있으며, 뭐니뭐니해도 산을 정복한다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등산로가 험난한 편도 아니기에 기본적인 등산 장비만 갖추고 있으면 누구나 바투르산과 아궁산을 등반할 수 있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정수준 이상의 체력이 필요하며, 등산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특히 아궁산은 산에 특별한 거부감이 없는 일반 등산객 기준으로 약 여섯~일곱 시간 정도의 소요 시간이 걸리고, 등산 코스 내 습지와 정글이 상당수 존재하며, 어느정도 높이까지 산을 오르면 가파른 능선과 함께 매서운 바람이 등산객을 괴롭히는 만큼 아궁산 등산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고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아궁산이든 바투르산이든 반드시 등산 관련 현지인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본인의 페이스에 맞게 등산을 진행해야만 한다.



  발리를 방문한 일반적인 여행객들에게 있어 등산은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만큼 ‘휴양’이라는 여행 컨셉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등산 이외에 바투르산과 아궁산을 여행하는 방법이 없을까? 사실 두 산 중에서 아궁산의 경우에는 트레킹이나 등산, 일출 투어 등의 체력을 소모하는 투어를 제외한다면 특별히 진행할 만한 이색 투어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낮고 접근성이 좋은 바투르산이라면 등산이나 트레킹 이외에도 즐길만한 투어가 좀 더 있는 편이다.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발리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에는 바투르산과 관계된 일정이 포함된 경우가 거의 없으나, 만일 당신이 자유여행으로 발리에 방문했거나 패키지여행 일정 중 자유시간 동안 바투르산 여행을 즐겨보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두 가지 투어를 추천한다. 바로 바투르산 지프 투어와 바투르 호수 온천이다.         


<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는 바투르 산과 바투르 호수. >  


   

  바투르산 지프 투어는 ‘VW 지프 투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폭스바겐 VW 지프 차량 혹은 동급의 지프 차량에 탑승해 바투르산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보는 투어다. ‘페넬로칸 킨타마니 마을, 칼데라 검은 용암 지대’ 등의 바투르산 화산 명소들을 지프로 이동하며 구경하는 투어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화산의 경치를 힘들이지 않고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산악 지형을 오프로드 차량으로 구경하는 액티비티 정도로 느낄 수도 있긴 하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을 몸소 체험할 수 있기에 한 번 정도는 즐겨보기 좋은 투어라고 생각한다. SNS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독특한 경치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며 추억을 남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경치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투어라고 할까.


  일부 바투르산 지프 투어는 해가 뜨기 전 새벽 이른 시간에 시작하게 되며, 지프 투어 중 산에서 일출을 보는 코스가 포함되어 있다. 산 너머로 뜨는 환상적인 선라이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프 투어의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정이 다른 투어들에 매우 빠르게 시작되며, 일출이 포함된 투어는 꾸따 기준 새벽 3~4시에 출발해야만 하는 점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일출이 포함되지 않은 일반 지프 투어를 신청한다고 해도 보통 오전 7시~8시에 출발하며, 이 경우 일정이 마무리되면 오후 4시~5시 정도 되기 때문에 하루를 거의 다 쓰게 된다. 꾸따나 스미냑과 같은 번화가에서 바투르산까지의 이동시간만 해도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리는데, 투어 진행시간만큼 이동시간이 길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날씨에 따라 일출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는데, 산 중턱 고지대의 특성상 날씨의 변화가 심한 편이어서 일출 투어를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일출을 100%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비라도 쏟아지면 오프로드 지프 차량 이동 중 진흙이나 흙먼지가 옷으로 튈 수도 있다.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바투르산 투어를 진행하는 것인데, 이러한 변수는 사진 촬영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므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바투르산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 중에서 가장 상품가가 높다는 것도 단점인데, 상품에 따라 성인 기준 평균 8~15만원 정도로 발리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투어 중 비싼 축에 속한다. 게다가 현지인과 외국인의 지프 투어 비용이 다른데, 외국인들에겐 거의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다는 점도 좀 그렇다.     



  바투르산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투어로는 ‘바투르 온천’이다. 발리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화산이 있는 지역에는 무릇 온천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일본만 해도 관광 자원 중 온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발리는 일본만큼 온천이 발달해 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바투르 호수 근처로 천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꽤 있다. 앞서 언급한 바투르산 지프 투어 일정 중에도 천연 온천을 즐기는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기도 할 정도로 바투르산의 천연 온천은 꽤나 유명하다. 바투르 호수 근처로 온천 관련 업체들이 몇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Batur Natural Hot Spring’과 ‘Toya Devasya’라는 업체다. ‘Toya Devasya’가 가격이 더 비싸고 시설도 좀 더 좋으며 워터슬라이드 등 즐길 거리가 더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Batur Natural Hot Spring’ 정도만 되어도 바투르 산의 온천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대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며, 식당이나 마사지 프로그램 등 갖춰야 할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단지, 낡은 샤워시설과 탈의실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보통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온천이라고 한다면 ‘온천수의 효능’을 따지면서 온천을 즐기곤 하겠지만, 바투르 산의 온천에선 뭔가 온천수가 가진 효능에 대한 설명을 찾기 어렵다. 실제로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가 피로를 푸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바투르 온천을 찾는 이유 또한 지프 투어와 마찬가지로 사진 촬영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투르산 온천 업체들은 대부분이 바투르 호수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데, 바투르 호수는 발리의 호수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호수의 크기만 해도 발리의 메인 시내인 꾸따와 스미냑을 합쳐 놓은 것보다 넓으며, 호수 너머로 웅장한 바투르산이 서 있어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준다. 바투르산의 온천들은 이러한 호수를 배경으로 지어져 있는데, 온천들이 대부분 인피니티 풀 형태로 지어져 있어 마치 온천과 호수가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상당수의 여행객이 온천 욕장에 기대거나 걸터앉아 바투르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다. 


  바투르 온천 관련 상품을 파는 여행사는 꽤 많으며, 여행사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하게 되면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약 20~30% 정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바투르 온천만을 가는 단일 패키지 일정을 파는 여행사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입장권을 개별적으로 구매한 후 바투르 호수까지의 교통편은 개별적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다. 메인 시내에서 바투르 호수까지는 차량으로 편도 1시간 30분 정도, 거리상 60km가 넘기 때문에 택시로 이동하게 되면 금액이 무척 많이 들어가게 되며, 패키지 프로그램 속 현지인 기사 포함 렌터카 일정으로 다녀오고자 해도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현지에서 소액 추가금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개별적으로 바투르산 어떤 지역을 간다고 하더라도 발생하게 되는 문제인데, 입장료가 아무리 저렴해도 왕복 이동료가 비싼,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격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현지인 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일정에 소액의 금액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투르산 및 호수, 온천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하며, 이동 코스 내 다른 지역을 함께 엮어서 투어 일정을 만들어보는 것을 권장한다. 우붓의 계단식 논이나 몽키포레스트 등 말이다.         

< Batur Natural Hot Spring. 온천을 즐기며 바라보는 바투르 호수의 경치가 일품이다. >     



  혹여나 일출 관람이나 투어 프로그램 일정 때문에 오전에 바투르산으로 방문한다면, 두껍지 않은 긴팔 의복을 한 벌 정도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발리는 사계절 내내 더운 지역이라 항상 여름 날씨와 기온을 유지하지만, 바투르산 투어를 통해 방문하게 되는 모든 지역은 대체로 해발 500m 이상의 고지대라 다소 쌀쌀할 수 있다. 하물며 일출 관람을 위해 새벽에 바투르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쌀쌀함을 넘어 춥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날씨 또한 변덕스럽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릴 수도 있고, 바람이 심하게 불 수도 있어 너무 얇고 짧은 옷만 가지고 여행에 임했다가는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예쁜 옷 입고 멋진 추억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이야 잘 알겠지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건강이다. 괜히 감기 걸려서 이후 일정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만큼 아쉬운 일도 없지 않겠는가.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

http://youtube.com/@mrmo1

http://blog.naver.com/mod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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