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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갈색 꼬불국수는 맛있어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호식이예요. 그동안 저는 엄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시는 이유식을 맛있게 먹었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가족들이 먹는 된장국, 미역국, 콩나물국도 조금씩 먹어 보았어요. 간이 없는 밍밍한 음식을 먹다가 소금기가 들어간 음식을 처음 먹었을 때는 짜서 물을 마구 들이켰지요.
가족들이 뭔가를 맛있게 먹는 걸 보면 저는 그걸 먹고 싶어 져요. 저를 무척 사랑하는 가족들은 그런 저를 보고 난감해할 때가 많은 거 같아요.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어제는 아빠가 부엌에서 짜파게티 라면을 먹고 서 계신 걸 봤어요. 저는 그게 먹고 싶어서 몸짓으로 의사표현을 했어요. 아빠는 제게 짜파게티 봉지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보여 주셨어요. 저는 그제야 제가 그 딱딱하고 꼬불거리는 걸 먹을 수 없음을 깨달았어요.
오후에 형은 식탁에서 갈색 꼬불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저는 의자에 힘들여 올라가서 형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형은 제가 먹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채고 면을 4cm쯤 잘라서 제 입에 넣어주었어요. 우와. 그건 정말 새로운 맛이었어요. 조금 더 크면 짜파게티를 실컷 먹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