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하늘이 예쁜 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보석이에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간 후 가을 하늘이 청명하고 아름다웠어요. 보석처럼요.
저는 오전에 물총을 유모차에 싣고 밖으로 나갔어요.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어요. 회색빛 구름이 맑은 하늘색을 대신했던 던며칠 동안 하루 종일 집안에서만 노느라 갑갑했거든요.
점심을 먹고 나서 놀이터에 갔을 때, 저는 그네를 향해 뛰어갔어요. 한 번도 못 보던 형아가 할아버지와 함께 나와서 그네 타는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저보다 한 살 위인 형은 그네를 잘 타지 못하고 무서워했어요. 제가 그네를 삼십 분 동안 탈 정도로 좋아한다고 하자 깜짝 놀라시고요. 히히.
오늘은 그물구름다리에 집중했어요. 이젠 제 신발이 네모난 구멍에 떨어지거나 발을 헛디뎌서 한쪽 다리가 아래로 쑥 내려가도 많이 겁나지 않아요. 엄마 손을 꽉 붙잡고 있으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아니까, 다시 하면 된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그네를 타던 형이 출렁다리로 와서 혼자서 조심조심 건너갔어요. 형은 놀이터에서 많이 놀아보지 않을 거 같았어요. 피부가 하얫었거든요. 제 얼굴은 햇빛에 그을려 새까맣고요. 크큭.
할아버지는 귀여운 손자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으며 열심히 설명하고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치셨어요. 할아버지는 형아를 무릎에 앉히고 그네를 태워주셨어요. 저도 그네에서 내려 엄마에게 안겼어요. 저는 따라쟁이거든요. 하하.
저는 미끄럼틀, 뱅뱅이, 시소, 그네, 로프, 그물구름다리를 번갈아 가며 신나게 놀다가 힘들어져서 유모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