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따라쟁이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허쉬예요.
봄이 곧 오는 건가요? 정원의 나뭇가지들이 연한 초록빛 색을 입은 거 같아서요. 새들도 더 많이 보이고 더 예쁜 소리를 내고 있어서요.
저는 엄마가 좋아요. 엄마 등에 업힐 때, 엄마의 부드러운 이불을 손으로 만질 때,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실 때, 엄마가 절 꼭 끌어안아 주실 때, 잘했다며 손뼉 치며 웃으실 때 엄마가 좋답니다.
저는 형 따라쟁이예요. 형은 "나 따라 하지 마아아아!"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싫어해요. 저는요, 형이 가는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형이 가지고 있는 걸 따라먹고 싶어 하고, 형이 하는 몸짓을 그대로 흉내 내지요. 엄마아빠는 그런 저를 보시고 웃어주시고요.
오늘 저는 형과 함께 팽이 대결을 벌였어요. 스피너건으로 가운데 파란색 플라스틱 운동장(?)을 향해 쏘면 팽이가 튕겨 나가 형의 팽이와 나란히 회전하다가 서로 부딪히다가 결국 하나가 먼저 쓰러지게 되지요.
형의 팽이가 제일 힘이 센 팽이라고 아빠가 말하셨어요. 그래서인지 형이 계속 이겼어요. 저는 형의 팽이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형의 팽이를 날름 집어왔어요.
하지만 형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제 손에서 그걸 빼앗아 갔어요. 저는 앵~~ 하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엄마가 저를 품에 안고 달래주셔서 울음을 뚝 그쳤지요. 우리는 서로 심하게 싸우다가도 금세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오늘 오후에 아빠는 감기 몸살이 나서 병원에 갔다 오셨어요. 아빠는 힘이 드신 지 누워 계시고 한참 쉬셨어요. 형과 저는 팽이에 정신이 팔려서 아빠 아픈 것도 잠시 있고 있었어요. 우리 아빠가 빨리 나아서 환하게 웃어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