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5살 아들이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아이패드로 독후감을 쓴다. 대견한 마음에 슬쩍 무슨 책이냐 물어보니, 만화책이란다. 왜 쓰냐 물어보니 독서 마라톤에 참가 중이란다. 내 아들은 만화책으로 독후감을 쓰는구나.
02
그분이 오시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꼭 집이 초토화된다. 아이들과 함께 부랴 부랴 짐을 대충 싸서 집을 나오는데, "금어리 집이 없어서 갈 데가 없는데, 좀 아쉽네. 우리 어디 갈까?" 웃으며 농담 반 아이들한테 질문을 던지니 저마다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집이 초토화되는 날에는 아이들이 갑자기 긴장을 하거나 혹은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몸의 기억으로 평생 남는다. 내가 이 순간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것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그러한 상황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분리시켜 주는 것, 그리고 그 상황을 헤쳐나갈 때, 기쁘게 헤쳐나가는 것, 아이들이 두려운 감정에 계속 머물게 하지 않는 것.... '조금은 고되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값어치는 있겠지.
03
가장 가까운 관계들 속에서 나는 참으로 이상한 사람이었고, 여전히 이상한 사람이다. 그리고 불안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나를 보는 시선은 내가 힐러 일을 하는 것이 불안정하고, 완전하지 않기에 이것에 의존한다 생각한다. 나와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은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며, 나로 인해 자신들의 견고한 신념들이 흔들려 삶을 송두리째 잃을까 두려워한다. 계속 말라가는 그들의 모습, 계속해서 두통에 시달리는 그들의 모습, 슬픔 속에 잠식한 그들의 모습 속에 그들의 혼은 이제 그만하라고 그들 안에서 이야기하는데, 왜 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일까? 나와 그들의 혼들만 그들의 육체를 안타까워한다. 씁쓸하다.
04
비가 온다. 밤 사이 비가 잠시 멈춘다. 걷기가 좋은 밤이다. 30분 남짓 걷는다. "까똑" 톡이 온다. 다시 현실이다.
05
대화하는 중에 가끔 내가 상대의 말을 끊고 이야기를 한다. 가로채기 수법이군. 말을 좀 줄여야겠다 생각한다.
06
어렸을 때,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어떻게 고통스러운 가운데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07
파란 하늘, 따스한 바람, 5월의 매력
08
이혼 관련 재산 분할에 대해 궁금해져 무료 법률 상담소에 참화를 걸었다. 재산 기여도에 따라 다른데, 남편과 함께 이루었다 생각한 재산에는 내가 밖에서 일을 하는 대신 아이를 낳아 기르며 공헌했던 재산 기여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허탈했다. 아이를 낳아도 일을 하는 것이 아이도 나도 지키는 일이구나를 깨닫고 전화를 끊었다.
09
15살 아들이 급히 달려와서 물어본다. “엄마, 제가 지금 똥을 누려고 하는데요, 제가 아까 스승날 선물로 산 꽃들을 물 준다고 거기 뒀잖아요. 꽃들이 똥냄새를 맡으면 꽃들한테도 똥냄새가 날 것 같은데, 엄마 생각은 어떠세요?”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아이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밖에 놔둬야겠어요.” “그래 그렇게 해라. “ 아이와 대화를 마치고 나서 생각했다. ‘뭐랄까 항상 넌 예상을 벗어나서 이 엄마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순수해서 예쁘기도 하고… 사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중2병이 뭔가요? 싶기도 하다.’
10
40 춘기 그의 행동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리하자 싶어 내 고집을 굽히지 않았더니, 일주일간의 반항을 멈추고, 자꾸 내 시선을 끌려고 애를 쓴다. 웃음을 참아야 하는데, 피식 웃음이 나온다. 보이지 않으려 뒤돌아섰다. 이 놈의 웃음보는 중요한 타이밍에 수시로 터져 짚고 넘어야 할 부분을 못 짚고 넘어가는구나. 결국 40 춘기 그는 내 웃음에 기분이 좋아져 옆에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린다. 우리 집에 참새 세 마리가 다시 모였네.
11
오랜만에 방문한 키치조지. 친정 같은 생각이 든다. 작은 공원과 연못을 끼고 있는 키치조지에는 아담한 집들이 많이 있다. 아기자기하고 고요한 이곳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12
일주일에 5-6회는 힐링 세션을 사람들에게 하며 보내고 있다. 에너지 워크를 할 수 있다는 감사함, 인연이 되는 고객들에게 그저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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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해야 해?’ 하고 생각하면서도 하고 있는 나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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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너무 바쁘다 보니 최근 들어 점점 더 정리를 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중요한 일정의 준비물을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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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렸다. 드디어 다음 스텝을 위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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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싸움은 멈추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은 그는 이제 내가 그냥 하는 말에도 말에 힘이 생겨 가슴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화만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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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일 힐링 로고 디자인을 완료했다. 온라인상에서 나만의 전체적인 색감을 떠올리다가 솔레일 = 태양이라는 뜻이니 해가 뜨고 질 때가 문득 생각이 났다. 기존에 그려둔 이미지를 조금 다듬어 배경에는 옐로/오렌지 그러데이션으로 마무리를 했다.
18
재봉을 배운 지 2개월이 다되어 간다. 재봉을 할 때, 가장 설레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은 바로 원단을 고르는 시간이다. 원단을 고를 때마다 선물할 상대를 떠올린다. 이번에는 간단한 앞치마 만들기! 친정어머니의 더러워진 앞치마가 떠올랐다. 친정어머니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원단을 고르고 3시간 남짓 만들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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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그림 동아리에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다. 한 여자 선배는 자기 모습만을 그린다고 했다. 나도 그런 듯, 그 동아리에 담배 냄새가 나서 가입을 안 했다. 그때 그림 동아리에 가입했다면, 난 어떤 용기를 내어 내 삶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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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강아지 세 마리가 있다. 대형견 한 마리, 청년견 한 마리, 새끼 강아지 한 마리, 셋 다 꼬리를 흔들거리며, 쫓아다닌다. 대형견은 요즘 훈련이 잘 되어서 잘 짖지도 않고, 사납지도 않다. 청년견은 마지못해 내 말을 듣긴 하지만, 무척 귀여운 녀석, 새끼 강아지는 천방지축이 하늘을 찌른다. 이 세 마리의 멍멍이는 우리 집 남자들이다. 귀여운 내 강아지들... 나 출장 가 있는 동안 싸우지 말고 잘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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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 공부와 훈련을 하며 가장 좋은 것은 인간의 마인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나 자신의 그것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곧 자신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상위 차원의 나 자신이 인간 차원의 나를 바라본다면, 좀 더 명료하게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