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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경선 Sep 24. 2024

나비처럼 날아서 -21

21.

7월말 햇살은 오전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동부지검 1층 주차장에 포르쉐 SUV 카이엔의 묵직한 앞문이 열리면서 건장한 30대 남자가 나왔다. 현관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 느낌이 이상해서 현관 대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순간 기자 한 명과 눈이 마주쳤고 기자는 소리를 질렀다. “이경수다!” 기자들은 순식간에 몰려들어 현관 앞 포토라인으로 몰아 세웠다. 졸지에 포토라인에 서 버리고 만 이경수는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며 다리가 심하게 떨렸다. 



준혁은 미혜와 만남 이후 그동안 수사결과를 정리해서 부장검사한테 보고했다. 이경수를 목격한 구단직원과 동료선수의 증언, 혜진과 경수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인이었던 박혜진이 임신을 하자 이경수가 무책임하게 나 몰라라 했다. 이에 박혜진은 분노했고 야구장까지 찾아왔다. 경기 후 실내 연습장에서 싸우다 이경수가 박혜진을 목 졸라 살해했고. 1시 넘어 다시 돌아와 덕아웃에 시신을 매달아 자살로 위장했다. 사건이 이렇게 정리된다는 건가?”

“큰 틀에서는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잠깐만, 아까 실내 연습장에서 살해한 뒤 12시 전에 나갔다 했지? 근데 국과수 사망 추정시간 1시라면서? 앞뒤가 안 맞잖아. 살해한 장소가 실내 연습장이 아닌 거 아냐?”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저희도 그 부분에서 막혔는데 두가지 가능성을 봤습니다. 하나는 실내 연습장에서 치명상을 입히고 다시 돌아와 완전히 목숨을 끊었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3루 덕아웃에서 바로 목을 졸라 살해해서 매달았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경수가 1시경에 다시 돌아온 걸로 봐서는 첫번째 가설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또 이경수가 돌아오기까지 비는 1시간 동안 박혜진이 살아서 돌아다닌 흔적도 없었습니다. 

정확한 건 이경수를 소환해서 사실관계를 하나씩 따져가며 가설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백을 받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피의자로 소환하겠다는 준혁의 강한 의지가 표출되었다. 전부장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그래, 지금은 소환이 답인 것 같네. 간접적인 증거나 목격자 진술 말고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완벽한 증거를 다 갖추고 소환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어? 부족한 부분은 가면서 채워가는 거지. 

유명 프로야구 선수라니 신중하게 다뤄야 할 거야. 이런 사건은 수사 도중 언론이 알게 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 언론 조심하고, 소환할 때 그냥 참고인으로 불러. 괜히 처음부터 겁줄 필요 없잖아.”

준혁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고 날짜도 편의를 봐줬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까지 기다려 줬고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오전 11시까지 나오라고 했으나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다.  아침 9시 업무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이실무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기 잠시만요. ‘스포츠서울’에 이경수 기사가 떴습니다. 오늘 소환조사하는 것도 나왔는데요.” 이실무관은 모니터와 준혁을 번갈아 보면서 갈라지는 목소리로 빠르게 말을 했다. 

<호크스 이경수 선수, 잠실야구장 자살 사건 관련 소환조사>로 시작된 신문기사는 9년전 사건을 언급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하게 되었고, 이경수가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했다. 친절하게 소환 일정도 올라와 있었다. 

준혁은 이마를 문지르며 긴 한숨을 쉬었다. 곧이어 다른 언론들도 기사를 인용하여 실어 나를 것이 뻔했다. 더 자극적인 말로 창의적인 상상을 더해서. 아니나다를까 바로 핸드폰이 울렸다. 부장 방으로 호출이었다. 

부장은 으르렁대고 포효하며 잡아먹을 듯했다. 그렇게 일렀거늘 보안을 어떻게 했길래 언론에서 이렇게 떠드냐고. 한번 만 더 새나가면 사건에서 손을 떼야 할 거라며 눈을 부라렸다. 부장검사 방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영혼까지 다 털린 듯 기운이 쫙 빠졌다. 

한편으로 이렇게 알려진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론에서 주목을 해줘야 중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갈수 있을 것 같았다. 추가적인 제보나 목격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기대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근데 누가 언론에 흘린 거지?’ 주위에 그럴 만한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했다. 소환 일정까지 아는 사람은 부장검사와 같은 방 수사관, 실무관뿐이었다. ‘그 외에는 없는데, 아차, 지난 주 레슨장에서 홍코치한테 지나가는 말로 했었지. 설마?’



“피의자 신분으로 오신 겁니까?” ”죽은 박혜진씨하고는 어떤 관계였습니까?” “구단에서는 알고 있습니까?” 답을 하던 안 하던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 냈다. 

“저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건입니다. 저.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쩔쩔매다 겨우 한 마디 하고는 피신하듯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7층으로 올라가 전수사관의 안내로 영상녹화 조사실 문을 열었다. 정면에 조그만 방으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문이 열려 있었다. 왼쪽에 커다란 유리벽이 있었는데, 유리벽을 통해 안쪽 방이 다 보였다. 안쪽 방에서 보면 거울로 보여 밖이 보이지 않았다. 유리벽 앞 책상에는 진술 녹화용 컴퓨터와 조서 출력을 위한 프린터가 있었다. 

이경수는 전수사관을 따라 안쪽 조그만 방으로 들어갔다. 갈색 테이블과 의자가 네 개 있었고, 구석 조그만 책상위에 진술 조서 작성을 위한 컴퓨터가 놓여 있었다. 

전수사관은 이경수를 안쪽 자리에 앉게 하고 본인은 맞은편 문 앞쪽 자리에 앉았다. 이경수는 긴장을 했는지 표정이 굳어 있었다. TV에서만 보던 포토라인에 서 보기도 했고 검찰 조사실에 앉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심문이 시작되자 이경수는 강한 반발로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 이미 자살로 끝난 사건인데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언성을 높였다. 전수사관이 질문하면 이경수는 당황하면서도 화를 내거나 부인했다. 

박혜진은 동창으로 사건 발생 전 몇 개월 동안 만난 적 없다고 했다. 가끔 카톡을 통해 안부나 전하는 친구 사이였다고 강조했다. 외운 것처럼 과거 수사보고서에 있는 내용 그대로 읊어 댔다. 전수사관은 재수사를 통해 새롭게 확인된 목격자 진술로 압박했다. 사건당일 실내 연습장에서 나오는 이경수를 목격한 동료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수는 놀라면서도 실내 연습장에 두고 온 배트를 가지러 갔다고 대답했다.

“거긴 홈팀 전용 연습장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날 피닉스는 원정 팀이었기 때문에 이경수씨가 거기에 갈 일이 없잖아요.”

전수사과의 추궁에 이경수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말을 바꿔버렸다. 이번에는 청소원과 구단직원의 증언을 들이 밀었다. 목격 시간과 목격 지점을 연결해서 이경수의 동선을 구성했다.

“목격자 진술을 엮어 보면요, 이경수씨는 1시쯤 3루 출입구로 들어가서 20분 후인 1시20분경에 야구장에서 나오게 됩니다. 20분 동안 야구장에서 머물며 뭐했는 지 말씀해 주셔야겠는데요.”

이경수는 잠시 당황한 듯했으나 다시 잡아 떼는 모드로 전환했다.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 그 시각에 야구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일관되게 모든 걸 부인하고 반발했다. 

“그럼 이건 뭐죠?” 전수사관이 사진을 들이 밀었다. 

구단직원이 이경수를 목격한 후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등에 32번이 새겨진 후드티를 입은 남자. 이경수는 흠칫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사진, 뭐라고요?”

“32번 후드티를 입은 이 남자 이경수씨 아닙니까? 당신을 봤다는 구단 직원이 찍은 겁니다.”

뒷모습 사진이고 32번 후드티를 저만 입는 거냐고 시치미를 떼었다. 예상했던 반응이라 거기서 멈췄다. 전수사관은 방법을 바꿔 역순으로 시간대별 이경수의 알리바이를 하나씩 재확인했다. 처음 진술과 어긋나거나 모순점을 찾으려 유도 심문도 흘려봤지만 잘 넘어오지 않았다. 반복된 질문과 추궁, 이어지는 설득과 회유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이경수는 배달된 샌드위치로 저녁을 대신했고, 전수사관 대신 준혁이 들어갔다. 준혁은 오전에 이경수가 처음 조사실로 들어왔을 때 인사만 나누고 나왔다. 이후에는 유리벽을 통해서 지켜보며 진술내용도 이어폰으로 다 듣고 있었다. 이제부터 직접 심문을 할 작정이었다. 먼저 혜진과의 관계부터 물어봤으나 답은 똑같았다. 사건발생 일년 전에 우연히 만났고 가끔 카톡하는 고등학교 동창 사이였다. 

“이경수씨 혹시 주미혜라는 사람 아세요?”

“주미혜, 처음 들어보는데요.”

“박혜진과 친한 동창인데, 고등학교때 이경수씨와 같이 어울려 다녔다고 하던데요.”

“미혜라, 아 알 것 같습니다. 혜진이와 같이 어울렸던 친구 같네요. 졸업하고 나서는 통 보지를 못해서요. 이름만 듣고는 기억이 안 떠올려져 그랬습니다.”

“주미혜씨 말에 의하면 박혜진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하던데요. 사건 발생 직전까지도 계속 만났다면서요? 박혜진이 이경수씨와 관계를 다 말했다고 주미혜가 진술했습니다. 이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당황한 이경수는 말도 못하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시선을 어디에 둘 줄 몰라 고개를 숙여 마른 침을 삼켰다. 이경수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거야 뭐 미혜의 일방적인 주장인 것 같습니다. 전 혜진이와 사귄 적이 없습니다.”

“주미혜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입니까? 그 분이 거짓 증언을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삼자대면 시켜드려요? 그리고 박혜진 뱃속 아이 아빠가 이경수씨라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실까?” 



사건 발생 한달 전인 4월말 밤 11시경. 원정 경기 후 대구 그랜드호텔 9층 룸 안에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경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얼른 복도로 나갔다. 혜진이었다.

“통화 짧게 해야 돼. 선배와 이야기 중에 받는 거라 눈치 보여. 무슨 일 있어?”

“바쁘구나. 그럼 만나서 이야기해. 따로 할말이 좀 있어.”

“할말이라니 무슨 말인데?”

“길게 통화 못한다며. 언제 서울 올라와?”

월요일 오후 이태원. ‘드플로허’라는 4층 건물의 갤러리 카페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창가 쪽에 앉아있는 혜진의 뒷모습이 보였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 경수는 혜진 자리로 가 앉았다. 사무적으로 서로의 주변 이야기를 나누다가 경수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축복받아야 할 일 인지, 아님 고민거리 인지 모르겠다.” 혜진은 긴 호흡을 한 후 말을 이었다. 

“나, 임신했어.”

“임신이라고?” 경수는 눈이 동그래지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테스트기로 두 번이나 해봤는데 다 두 줄로 나왔어. 나 아기 가진 거 맞아.”

“근데 테스트기가 잘못될 수는 없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두 번이나 같은 결과 나왔으면 임신이 확실하대. 그래도 병원가서 검사해볼 생각인데, 미리 알려주려고 만나자고 한 거야.”

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말이 없어? 피임 제대로 못해서 임신됐다고 못 마땅한 거야?”

“전지훈련 끝나고 귀국한 다음 날 관계했을 때 임신한 거 맞지?”

“아마 그럴 거야.”

“그때 배란기 지났다고, 괜찮다고 했잖아. 그래서 피임도 안했고”

“나도 그런 줄 알았지. 배란기 날짜 계산이라는 게 항상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 어찌됐든 지금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해버린 게 중요해.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아직 우린 서로 준비 안되어 있어. 낙태하는 게 맞을 것 같아.”

“낙태라니? 쉽게 말 하지 마. 하늘에서 내려준 소중한 생명인데 어떻게 임의로 생명을 빼앗아?”

“그럼 넌 애를 낳겠다는 거야? 지금 우리 처지에?”

“우리 처지라니? 우리 처지가 뭐 어떤데? 가난해서 기저귀도 분유도 못 사줄 형편이라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 너도 직장 다니고 나도 지금 한창 야구에 전념할 나인데 어떻게 애기를 낳고 길러?”

“결혼하면 되지.”

“어떻게 갑자기 결혼을 해? 좀 차분하게 생각해봐. 애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건 좀 그래.”

“애기가 사랑의 결실인데 뭐가 그렇다는 말이야? 애기가 선물이라고 임신부로 결혼식 올리는 사람 못 봤어? 실망스럽다."

“난 정상적으로 결혼하고 싶어. 결혼하고 난 뒤에 축복받는 속에서 애를 가지고 싶어. 일단 애기는 지우자. 앞으로 기회는 많으니까 이번에는 그렇게 해.”

“아냐, 내 뱃속에 자리잡은 소중한 애기 내 손으로 목숨 앗을 수 없어. 정 네가 힘들면 나 혼자라도 낳아서 기를 거야. 애기 지운다는 말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 아냐.”

혜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드플로허’ 출구로 향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이경수가 인상을 쓰며 준혁을 바라보았다. 

“아이라뇨? 사귄 적도 없는데, 제 아이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전 절대 아닙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당신 아이가 아니라는 걸 확신한다면 저희와 같이 증명하면 되겠네요. 간단히 DNA 채취에 협조만 해주시면 돼요. 머리카락 몇 가닥 뽑아 주시거나 입안에 면봉만 잠시 넣으면 됩니다. 그럼 이경수씨에 대한 의심은 상당 부분 풀리게 되겠죠.”

“제가 왜 그걸 해야 합니까? 전 그럴 생각 전혀 없습니다.”

9년전과 똑같이 DNA 채취를 완강히 거부했다. 회유나 설득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구속 후 영장 받아서 강제집행하는 방법 밖에 없을 듯했다. 

전수사관이 심문했던 것 중 두 부분에 대해 집중 확인에 들어갔다. 하나는 홈팀 전용 연습장에 왜 갔냐는 것이었다. 배트를 가지러 갔다고 했다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꾼 이유에 대해 캐물었다. 진술의 논리적인 허점을 찾아 들어갔으나 막무가내였다.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하나는 야구장에 1시에 들어가서 20분 뒤에 나왔다는 목격자 진술이었다. 이 말은 사건 현장에 경수의 시간이 있다는 걸 의미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전 야구장에 들어 가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봤다뇨? 그 시간에 야구장에 다시 들어갈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사람을 잘못 본 거죠.”

사실 관계를 뒷받침하는 논리적 연결고리 앞에서 부인으로 일관했다. 쓸만한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다. 법정에 가서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나 한번 보자는 생각을 하며 조사를 마무리했다. 

10시간 가까이 장시간 조사한 것에 비해 성과는 미미했다. 확인한 것이라고는 이경수의 부인, 반발과 비협조였다. 박혜진과 사귀었다는 확인된 사실관계조차 부인하는 점이 의심을 증폭시켰다. 이경수 진술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면서 혐의에 확신이 들었다. 

박혜진은 자살할 이유가 없었고, 사망 시각 전후로 갈등을 겪고 있는 남자가 사건 현장을 맴돌았다. 이경수에 의해 살해를 당한 뒤 자살로 위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듯했다. 뱃속 아기의 아빠인 이경수가 범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강히 부인하는 태도로 봐서 기소하더라도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유죄 판결을 끌어낼 자신이 있었기에 투지가 불끈 살아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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