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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경선 Oct 09. 2024

러닝

"나비처럼 날아서" 준혁이 열심히 운동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시 한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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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우이천 길에 발길을 풀어 놓으면

바로 타인의 추월이 시작된다.


앞서 가는 사람의 시작이

나의 시작과 같을까

뒤에 오는 사람의 끝이

나의 끝과 같을까


우이천 따라 이어진 이 길.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을 내야

앞서 가는 사람과

뒤에 오는 사람과

함께 만날 수 있을까


앞서 가는 사람을 추월한다고

뒤에 오는 사람이 추월한다고

나의 시작과 끝은 달라지지 않고,

이 길을 따라 계속 이어져야 한다.


나의 시작과 끝 사이를

타인의 시작과 끝 사이를

지우고 또 지우면서

오늘도 나는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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