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툴레즈 로트렉 <물랑 루즈에서>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학교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학생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학교 폭력은 외모를 비하다. 뚱뚱해서, 키가 작아서 혹은 키가 커서, 얼굴이 커서 등 별의별 것이 다 놀림의 대상이 된다. 이런 철없는 학생이라도 장애가 있는 친구를 향한 행동이라면 정상참작은 없다.
툴루즈 로트렉의 <물랑 루즈에서>는 일종의 자화상이다. 화려한 물랑 루즈 속 무심한 듯 지나가는 키 작은 사람이 바로 로트렉 자신이다. 옆에 서 있는 키 큰 인물은 사촌인 의사 셀레랑이다. 자신의 작은 외모는 화려한 군중 속에서 초라하다.
앙리 마리 레이몽드 툴루즈 로트렉 몽파(Henri Marie Raymond de Toulouse–Lautrec–Monfa)가 그의 전체 이름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그는 프랑스 명문 귀족 집안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 시기 귀족 집안은 권력 유지를 위해 근친결혼을 자주 했다. 로트렉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는 자매간이었다. 즉 부모가 사촌지간이었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로트렉은 선천성 유전병인 ‘농축이골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뼈 생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질병이다. 설상가상 어린 시절 의자에서 떨어진 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졌고, 그 이후로 다리는 더 이상 생장하지 않았다.
37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간 툴루즈 로트렉은 5,000여 점이 넘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벗어날 수 없었던 신체장애라는 현실의 벽을 예술로 뛰어넘었다.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로트렉은 현대 미술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라는 명칭이 그에게 주어진 명예다. 그가 없었다면 엔디 워홀 같은 현대 미술가는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생명의 탄생은 축복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 생명은 자신의 모든 것에 선택권이 없다. 외모, 권력, 부 모두 타고나는 것이다. 부족한 것은 있을지언정 그것에 자기 잘못은 없다. 특히 장애는 누구나 살면서 가질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모두 장애인이 된다. 일부 사람은 장애가 있는 사람을 차별한다. 장애는 죄가 아니며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오직 그 장애를 차별하는 행위가 죄다.
<물랑 루즈에서(At the Moulin Rouge)>
예술가: 툴레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년~1901년)
국적: 프랑스
제작 시기: 1892년~1895년
크기: 123×140㎝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시카고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