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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_잇다! 01화

하늘을 바라보다.

- 김윤종 <하늘보기>

by 유노 쌤

하늘색은 파랗다. 하늘색이 푸른 것은 태양 빛 파장 중 파란색 계열이 잘 산란하기 때문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 하늘빛은 검다. 하늘색은 늘 변한다. 하늘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태양 위치다. 동이 트거나 해넘이에 하늘은 붉게 물든다.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르면 하늘빛이 푸르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푸르지만 한 것 아니다. 태양 고도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긴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 동서남북의 하늘을 바라봐라. 하늘색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김윤종은 <하늘보기>로 현대 도시인들이 잊고 지내는 하늘을 선사한다. 넓은 대지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현대 도시인의 삶에서 억눌렸던 마음속 앙금을 모두 받아줄 푸른 하늘이다. 길게 내뱉은 한숨만으로 간절히 찾아 헤매던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정지된 작품 속 여름 하늘 하얀 적운은 역동적으로 생성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늘은 늘 변한다. 고정된 하늘은 없다. 하늘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감정도 변한다.

하늘보기-김윤종.jpg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 몸이 안긴다. - 박두진 <하늘> 중에서


당신은 언제 하늘을 올려보는가? 도시의 빌딩에 갇혀 바라본 하늘은 조금 답답하다. 그래서일까?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는 옥상 신이 자주 등장한다. 인간관계에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새로운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 하늘이 잘 보이는 옥상을 선택한다. 도시 아파트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일조권과 조망권이다. 도시의 하늘은 늘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 되고 있다. 하늘을 보기 위해 금전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김윤종의 <하늘보기>는 사실적이다. 실제 존재하는 하늘로 착각하게 한다. <하늘보기>를 감상하다 보면 가끔 그림 속 하늘의 모습을 실제 찾고 싶은 의욕을 가지게 된다. 김윤종이 그린 하늘은 화가가 현대인을 위해 만들어낸 공간이다. 작품 속 모습을 하늘에서 찾아도 찾을 수 없다. 이렇게 김윤종의 <하늘보기>는 하늘을 바라보게 만든다. 밭의 작물이 하늘의 도움으로 자라듯 우리도 하늘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보기(Looking at the Sky)>

예술가: 김윤종(1958년~ )

국적: 대한민국

제작 시기: 2011년

크기: 72.7×53㎝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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