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오플랫폼 Jun 28. 2022

그 숲 속 햇살의 침투 속으로




숲의 가장자리를 헤매다.


한걸음도 원치 않는 가시덤불은 숲을 감싸고

가지 끝의 짙은 구름은 한치의 속도 볼 수 없었다


관목의 시절

숲의 길을 따라 걸었지

삐비꽃, 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인동덩굴이 나를 끌었네


깊은 숲이 숨 쉬는 은밀한 거처

빛이 장대비처럼 쏟아져 내려

어린 관목의 심장에 새겨져


언제부터였던가

몇 개인가의 가지가 더 자라고 잎 끝이 마르기 시작한 것은

떨구어낸 잎들이 뿌리를 겉돈다

조금이면 장대비 내릴 것 같아 아무리 발돋움 쳐도  오랜 가뭄이었다


아! 

가지를 떨궈야겠어

숲으로 돌아가기에는 내 가지가 너무 큰 게지

내 몸에 두른 가시덤불도 벗고 깊은 숲에 들어야겠어 그 장대비를 맞아야겠어


그리고 침잠하는 숲을 가꾸는 건  늘 햇살이었다.


이전 15화 다시 별들의 사이를 거닐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