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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탱고 Nov 13. 2023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

 우리는 지금 더 똑똑해졌느냐? 많은 분야에서 눈 부신 발전과 편리함 속에서 살고 있으니 마치 내가 똑똑해진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것저것 다 직접 해야 했던 그 시절, 누군가와 소식을 하나 주고받으려 해도 편지지를 고르고 쓰고 지우고 다시 읽어보고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고, 답장이 오길 기다리며 상상하고 고대하다가 다시 그렇게 전해져 오는 답장을 받아 편지 겉봉을 뜯고 접힌 편지지를 펼쳐 한 줄 한 자씩 읽고 또 몇 번씩 읽어 내려갔던 그 시간은 이제 톡톡톡 엄지 손가락 하나로 주고받는다.


 삐삐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전화 한 통 주고받기 위해 공중전화 앞에 줄을 서서 삐삐에 담긴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전화를 해서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받거나 혹은 적어도 그 부근에 있길 바란다. 혹여 약속을 잡아도 하염없이 기다린다. 기다림은 때론 가혹하지만 성장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거리에 노숙자가 많아져 사회적 문제 되는 현상도 어쩌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더 어려웠던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남의 집 빨래를 한다든가 하는 허드레 일을 하면서도 한 가정을 지키고 자녀들의 공부를 시키며 잘 성장하게 했던 이야기는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우는 얘기가 되고 말았다. 많은 걸 누리고 편리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어쩌면 더 많은 걸 잃어버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은 어쩜 엄지 손가락이 제일 바쁜 시절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는 것은 많아졌으나 정작 할 수 있는 건 점점 사라지는 내가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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