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8평 썬룸은 항상 봄이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식물들을 길다란 탁자위에 나란히 두고 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먹인다.
나는 수시로 그들을 어루만져주고 눈빛을 나눈다.
커피도 함께 마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
가장 가까운 친구다.
또 다른 친구들이 있다.
땅속을 뚫고 세상을 향해 걸음을 하고 있는 정원의 꽃들이다.
봄인가 하고 덮어놓았던 낙엽을 걷어내면 어김없이 그날밤은 춥다.
아직 완연한 봄이 아닌게지.
아침마다 마당에 나가서 그들의 밤사이 안녕을 확인한다.
신기하게도 어린잎이 빨개지면서도 추위를 잘 견뎌내고 있다.
기특하다.
요즘 새로 사귄 친구들이 있다.
길고양이들이다.
언젠가부터 나의 집을 드나들며 나를 탐색하는듯 했다.
나를 보고 냅다 도망을 가더니만 어느날부터인가 먹을것을 내어주면 먹고 곧바로 가버린다.
차츰 나와의 거리를 좁혀온다.
나와 눈이 마주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나의 썬룸앞에서 기다린다.
내가 아침잠이 많은 관계로 그들보다 내가 늦게 일어난다.
세수도 하지 않고 그들의 끼니부터 챙긴다.
끼니 챙기는 나를 얌전히 기다린다.
밤새 배가 고팠을텐데...
그들은 아침밥을 먹고 햇살 가득한 마당에 뒹굴뒹굴 온몸에 햇살마사지를 한다.
나를 신뢰하기 시작한 걸까.
지금은 창을 두고 나혼자 그들에게 대화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창을 열고 그들을 쓰담쓰담 하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아~~~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