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게 여길수록 더 소중해지는
출근하면, 하루 8시간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
어쩌면 그 시간을 월급으로 보상받는 것 같다.
이제는 당연해진 직장 생활이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는 여전히 어렵다.
얼마 전 다양한 수경 식물들을 볼 수 있는 카페에 간 적이 있었다.
평소 식물에 관심 있는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흙이 아닌 물에서 자란다는 점이 신기했고,
잎의 색감이 특별했으며, 왠지 나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들었다.
그래! 내가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일하는 책상 위에 나에게 기쁨이 되는 화분을 두어보자!
그렇게 찾은 나의 기쁨, 바로 피토니아 화분이다.
피토니아 화이트스타의 잎은 아이보리색인 것 같지만 끝부분에 초록빛이 묘하게 섞여있다. 그래서 좋았다.
그렇게 피토니아 화이트스타를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식물도 택배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상자 속에 담겨 뾱뾱이에 겹겹이 싸여왔음에도 시들지 않아서 또 놀랐다.
피토니아가 내 책상까지 오는 과정에 두 개의 난관이 있었는데, 첫 번째 난관은 흙이 묻어있는 뿌리를 깨끗이 씻는 과정이었다.
생각보다 피토니아의 뿌리는 연약했고, 흙은 촘촘하게 붙어있었다. 자칫 나의 손길로 피토니아의 뿌리가 뜯어져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에 담가놓으면 흙이 저절로 떨어진다는 안내서를 읽고 물에 담가 놓았다.
그리고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피토니아가 알아서 뿌리의 흙을 떨어뜨려낼 시간 말이다. 내가 감정을 떨궈낼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두 번째 난관은 물이 든 화분을 가지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었다.
음료수를 놓는 자리에 화분을 조심히 놓고 운전을 시작했다. 방지턱도 천천히 넘어가고, 급정거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극진히 내 책상 위에 무사히 놓을 수 있었다.
피토니아가 내 책상까지 오는 과정에서,
이런 소소하리만큼 평범한 일상에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과 소중하게 대할수록 더 소중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피토니아를 놓은 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일을 하다 문득 왼쪽 시선에서 마주치는 피토 화이트스타를 보며 내가 살짝씩 웃는다는 거다!
피토 화이트스타가 귀여워서인지, 피토 화이트스타를 사무실까지 가져온 과정이 재미있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나를 사랑하기 위해 연습하는 내 마음이 위로가 되어서인지
어쨌든 그렇게 나는 잠깐씩 웃는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소중하게 여길수록 더 소중해진다는 사실을.
나를 소중하게 여길수록 내가 더 소중해진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나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걸 말이다.